[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자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둔화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가 미국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JEC)에 출석해 연말까지 주택경기 부진이 이어진다면 연준의 긍정적인 경제전망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8만8000개의 신규일자리가 생기는 등 고용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월간 채권매입규모를 100억달러 또 감축했지만 여전히 경제에 심각한 위험요인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옐런 의장은 "주택경기는 지난 2011년부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에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나타내고 있어 주의를 기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주택경기의 부진을 고려할 경우 빠른 회복보다는 예상보다 긴 정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자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일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JEC)에 참석에 앞서 증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올들어 신규주택착공과 기존주택판매가 모두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따른 모기지금리 상승이 꼽힌다. 모기지금리 상승과 주택 재고 부족이 맞물리면서 주택 가격이 상승한 점도 구매력을 약화시켰다.
주택시장의 회복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은채 전반적인 경기 회복 저해로 이어질 경우 연준은 이미 뒤로 미뤄놓은 금리인상 시점을 더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옐런 의장은 앞서서도 금리 인상 시점은 경제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도 "낮은 인플레이션율, 목표와는 거리가 먼 고용시장을 살리기 위해 성장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며 초저금리 기조 유지를 재차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여름쯤에는 주택시장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모기지금리 상승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길어야 3~4개월에 불과하다며 모기지금리 인상 여파는 여름쯤이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나타났던 일시적인 주택 수요증가를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착각한 것이라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득이 적고 부채가 많은 젊은층이 독립을 위한 주택구매를 꺼리고, 대출기준이 엄격하게 유지되면서 주택구입 여력이 한계치에 다다른 사람들의 모기지대출 이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건설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건설업자들은 주택시장 회복상황을 살피며 조심스레 접근하고 있다. 주택을 건설한다 해도 공급량을 제한해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주택경기 둔화 등 대내적 문제 이외에도 대외적인 문제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는 불리하게 진행되는 대외적 사건들이 명백한 위험요소중 하나"라며 "심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긴장김이나 커진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감 등이 전세계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의 환경이 눈에띄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며 높은 장기실업률과 낮은 임금인상률, 많은 시간제 근로자 숫자 등을 재차 지적했다.
다만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대해서 옐런 의장은 낙관적인 진단을 제시했다.
그는 "소비와 생산 분야에서 회복세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에 한파로 얼어붙었던 미국 경제가 2분기부터는 견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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