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주민 투표가 친러시아계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주민들의 의지를 존중한다"며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치러진 주민 투표 결과도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것은 대화로 해결되길 바란다"며 "폭력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크렘린궁은 또 "선거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많은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했다"며 "시민들을 위협하는 무장 병력 사용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선거가 끝난 이들 지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지는 밝히지 않았다. 주민투표 직후 러시아 영토로 병합된 크림공화국의 전철을 밟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면 미국과 EU는 "선거 결과는 법적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EU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13명의 개인과 2개 기업을 러시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EU가 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EU가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주민 투표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국제 사회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러시아의 태도에 따라 3차 제재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11일 주민 대부분이 친러시아계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자치권 확대를 결정하는 주민 투표가 진행됐다. 도네츠크주는 90%가, 루간스크주는 94~98%가 이에 찬성했다. 투표율은 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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