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여야가 6.4 지방선거에서 받아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성적표는 집권 중반을 향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지방선거가 '여당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어 왔고, 세월호 침몰 참사까지 더해져 심판론이 확인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향후 정국 주도권을 누가 쥐게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선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어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지방선거의 꽃으로 통하는 서울시장을 비롯한 많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야 어느 한 쪽의 승리를 점치기 힘들다는 게 이번 지선의 특징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에서조차 부산시장과 대구시장 등에 이변이 감지될 만큼 전체 판세는 예측불허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사상 처음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실시된 사전투표 덕분에 60%를 상회하는 높은 투표율이 예상되지만 지난 대선 당시 확인된 보수·장년층 결집 현상도 섣부른 관측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한마디로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상황인 셈인데,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결과에 따라 여야의 표정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에게는 '차기 잠룡 박원순'의 싹을 자름과 동시에 세월호 여파로 기로에 선 박 대통령도 구할 수 있는 서울시장 탈환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시나리오다.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수현 기자)
영남에서의 영향력은 유지한 채 경기지사를 사수하면서 수도권과 중원에서 선전하면 정부여당이 세월호 정국을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대부분 재선에 성공하고, 부산시장 선거에서 야권으로 분류되는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일대 사건이 일어나면 국면은 급격히 요동칠 전망이다.
공표 금지 전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부산시장과 더불어 대구시장에서도 지역주의의 강고한 벽에 균열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조심스레 파란을 점치게 만든다.
야권이 4년 전 이상의 수준으로 승리를 거둘 경우엔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된다. 일각에서 조기 레임덕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출석 요구도 탄력을 받는다.
한편 '안철수 선거'가 된 광주시장 결과 역시 이목을 끄는 부분. 경선 없이 전략공천한 윤장현 후보가 낙마하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치명적 내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울러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의 친딸이 SNS에 올린 글로 촉발된 논란이 보수진영의 고 후보와 문용린 후보, 진보진영의 조희연 후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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