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길환영 사장에 대한 이사회의 해임 결정을 앞두고 KBS 파업사태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3일 언론노조 KBS 본부(새노조)에 따르면 양대 노조는 오는 5일 이사회에서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을 가결하지 못할 경우 모든 방송제작을 중단하고 월드컵 방송 실무 인력들의 출국을 거부하는 등 초강수로 맞설 예정이다.
KBS의 약 47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 대부분은 양대노조에 가입한 상태로 이들이 제작 일선에서 모두 손을 놓을 경우 방송 차질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단, 세월호 관련 보도를 위한 진도 팽목항 및 안산 등지의 인력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6.4 지방선거 개표방송에만 일부 보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본사 뿐만 아니라 KBS 지역방송도 스튜디오 내에서만 이뤄지는 방송에 한해 제작에 참여하고 기타 투표현장 취재나 제작, 중계차 참여는 거부할 방침이다.
언론노조 KBS 본부 관계자는 "브라질 월드컵 중계방송의 경우 길환영 사장이 자진사퇴하거나 이사회의 해임제청안이 가결될 경우에 대비한 6월 5일 이전 해외 출장자를 제외하고, 일체 출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길환영 사장은 노조에 대한 보복 인사로 정면돌파를 선택해 KBS 사태가 긴박하게 흐르고 있다.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이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전철을 밟고 있어 오히려 상황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따르면 KBS 경영진은 최근 총 15명의 KBS 국장·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힌 보도본부 부장 6명이 지역방송총국 평기자로 발령났다.
이중 편성본부 콘텐츠개발실장은 해당 부서 평직원 등으로 발령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이세강 보도본부장은 사표를 제출한 상태며, 김종진 디지털뉴스국장과 김진수 국제주간이 보직을 사퇴하는 등 길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 본부 관계자는 "과거 김재철 사장이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을 무더기로 인사조치하며 자리에 연연했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며 "사장 임명권을 갖고 있는 현 정부의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언론노조 KBS 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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