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서울시가
경동나비엔(009450)과 손잡고 가정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발전보일러'를 보급한다.
발전보일러는 보일러를 사용면서 전기도 함께 생산할 수 있어 가정이 하나의 발전소가 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현재 책정된 발전보일러 1대 가격이 무려 1300만원에 달해 계획대로 보급이 원활히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이번 발전보일러 보급사업 성패가 정부의 보조금 규모에 달려있는 이유다.
최근 서울시는 매년 반복되는 전력난과 대기오염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경동나비엔과 2020년까지 발전보일러 1만대를 일반 가정에 보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발전보일러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뿐만 아니라 대기오염까지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일반보일러와 비교해 질소산화물 배출은 70%, 이산화탄소는 25%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발전보일러 보급에 앞서 경동나비엔은 1㎾의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보일러를 서울시청 송월동 별관(2대)과 주택(1대)에 설치해 6개월간 실효성을 확인했다.
이번 경동나비엔이 개발한 '나비엔 하이브리젠 SE'가 생산하는 1kWh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30%를 공급하는 양으로, 냉장고(700~900L), 김치냉장고(350L), 전등 5~6개 그리고 TV(55인치), PC(타워형)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또 같은 1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가격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1만40만대 이상 보급돼 있는 가스보일러와 크기 및 외형이 유사하고, 사용연료와 설치장소 및 설치방법이 동일하며 소음과 진동이 적어 가정용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실효성 검증이 끝나도 정부 지원금으로 가격부담을 줄이지 못할 경우 보급 자체가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발전보일러 1대 가격은 1300만원으로 일반가정에서 구입하기에는 가격부담이 상당히 크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90% 이상 지원해 적정가격대를 형성하지 않으면 보급사업 자체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발전보일러 효율성이 좋다지만 수백만원짜리 보일러를 집에 들여놓는 가정이 과연 있을까 싶다"면서 "정부가 보조금을 90% 이상 지원해 가격을 100만원 이하로 떨어뜨리면 어느정도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양산이 많이 되고 보급이 활성화돼야 보일러처럼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발전보일러는 유럽에서 총 7000대 가량이 보급된 상황이다. 그러나 스털링엔진 m-CHP는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지 못해 연료전지보다 4분의 1 수준 가격에, 동일한 효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가정용 신재생에너지 발전기기와 동일한 계통연계 기준 적용 및 전기요금상계처리 제도 도입, 에너지다소비주택에 대한 설치 의무화, 고효율에너지기자재 품목 지정, 그린에너지 로드맵의 지원대상 추가 등의 제도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권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경동나비엔에 원가절감 등 제품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보조금 규모를 키워 국내시장을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라며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2020년까지 20%의 전력 자립을 목표로 대기오염 물질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다양한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