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모씨가 이 사건 피고인 유우성씨(34)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
5일 유씨에 따르면 김씨는 '유우성 군에게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A4용지 2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서 유씨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저의 잘못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우성군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잘못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저의 무지하고 부덕한 처신이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우성군의 넓은 양해와 용서를 빕니다"라고 썼다.
그는 "우성군은 이번 사건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겠지만 그 고통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며 "우리 사회에 수구 권위주의 이데올로기를 청산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고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다음은 편지 전문.
유우성 군에게 사과드립니다.
저의 잘못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우성군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우성군은 이번 사건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겠지만 그 고통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수구 권위주의 이데올로기를 청산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고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나는 잘못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어리석게 국정원 일방의 주장을 믿었던 것입니다. 국정원에서 저에게 '답변서'를 부탁할 때 그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주저했었습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한국에서는 문제되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입수할 수 없기에 이렇게 하는 것이다. 중국에 확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그 말을 믿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유가강 출입경기록'이 위조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상당히 긴장하였으며 완전히 곤경에 빠진 것 같았습니다. "대세는 이미 기울어졌다. 그러나 물러설 수 없다"며 그 요구가 간절하였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였고 평소에 대한민국을 숭배하는 마음이 깊었으며 국정원과 검찰도 한국의 국가기관이니 믿었습니다. 또한 국정원과 검찰이 이렇게 곤경에 처하여 도와주면 앞으로 국적문제 뿐 아니라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당시 이 '답변서'가 우성군에게 어떤 피해를 주거나 모해하려는 의도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단순히 곤경에 빠진 국정원과 검찰을 도와준다는 어리석은 생각뿐이었습니다. 저의 무지하고 부덕한 처신이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실 2013. 9. 경 국정원은 "유가강의 출입경기록 등 입수해달라는 부탁을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때 모두 입수할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국정원에서 '답변서'를 의뢰할 때 거절하지 못한 것이 참말로 안타깝습니다. 국정원의 요구가 그처럼 절박하였습니다.
나는 잘못을 절실히 깨닫고 뉘우쳤습니다. 억울한 점도 있지만 누구에게 하소연하겠습니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우성 군의 넓은 양해와 용서를 빕니다.
우성 군의 앞날에 대성을 기원합니다.
2014. 6. 25
김 하 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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