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각종 규제에 '몸살'..종류도 각양각색
전경련, 2014년 규제개혁 개선과제 종합 건의
2014-07-10 11:00:00 2014-07-10 11:00: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재계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와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을 정부에 요구했다. 관련 부처에 개선을 요구한 과제가 1300여건에 이른다.
 
전경련은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 이후 회원사들로부터 규제 개혁 과제를 취합했다.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과제를 검토한 후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정부에 건의안을 전달했다.
   
고용이 전경련 규제개혁팀장은 "그동안 기업들은 규제개선 과제를 내더라도 개선되는 것이 많지 않아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규제개혁장관회의 이후 달라졌다"며 "기업별로 수십 건에서 100건이 넘는 과제들을 건의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CEO급에서 관심을 갖고 전사적으로 과제 발굴을 독려하는 기업도 많았다"고 전했다.
 
산업계의 투자와 성장을 막는 규제 종류는 다양했다. 샘물 공장에서 탄산수 생산을 불가한 경우가 신사업 창출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사례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과 미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탄산수를 먹는 물로 즐겨 마시게 됐다. 국내 탄산수 시장은 2010년 75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95억원으로 3년 만에 2.6배 커졌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탄산수는 먹는 샘물 공장에서 제조할 수 없다. 먹는물 관리법이 먹는 샘물 공장에는 먹는 샘물 이외의 제조시설 설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산수는 기존에 마시는 샘물에 탄산만 첨가하면 제조가 가능하지만, 이 같은 규제로 인해 공장 외부에 따로 음료 제조공장을 세워야 한다.
 
국제 기준에 비해 국내 기준이 엄격한 탓에 애로사항을 겪는 일도 있다. 국내에서 치아미백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과산화수소 함량이 3%를 초과할 경우 의약품이다.
 
미국·캐나다 등 해외 국가들에서는 고함량 과산화수소 함유 치아미백제를 화장품이나 공산품으로 관리하고 있고, 과산화수소 함량 규제가 없다. 치아미백제 생산을 원하는 국내 기업은 의약품업을 등록해야 하는데 의약품 제조설비 구비 등 그 절차와 기준이 까다로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제의 수단과 목적이 바뀌면서 효율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있다.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하절기와 동절기에 냉·난방 온도를 제한하고 있다.
 
동절기 난방기로만 온도를 유지하는 소형건물의 경우 전력 사용량이 줄겠지만, 인텔리전트 빌딩·커튼월 빌딩과 같은 대형건물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인텔리전트나 커튼월 빌딩은 단열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별도의 난방용 에너지 사용없이 복사열과 자체 발열만으로도 제한 온도보다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겨울에 난방온도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틀어야 한다. 오히려 전력 사용을 부추기는 셈이다.
 
고용이 팀장은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만큼 이번에는 규제 개혁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들이 조속히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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