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출자전환이 이뤄져 재무구조가 개선이 된다면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다.”
팬택은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진행 현황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출자전환을 거부하고 있는 이통 3사에 대해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들 앞에 선 이준우 대표의 표정은 침통했지만 희망의 끈은 놓치 않는 모습이었다.
팬택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회생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이 1800억원대의 출자전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다.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이통사들의 버티기도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잘 했다고 항변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살려서 기회를 달라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우리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이준우 대표와 박창진 마케팅 담당, 문지욱 개발 담당 등 팬택 최고경영진과의 일문일답이다. 팬택의 상징이던 박병엽 부회장은 걸림돌이 되기 싫다며 지난해 스스로 경영진에서 물러났다.
▲이통사와 직접 만나 협의는 진행해 봤나.
-(박창진, 이하 ‘박’) 이통사와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채널은 열려있지만 기본적으로 채권단과 사업자 간의 결정사항인 만큼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커뮤니케이션은 없었다. 현 상황에 대한 배경이나 이통사의 생각에 대한 예상 정도는 채권단에 전달했다. 전면에 나서 채권단과 이통사 사이의 내용을 조율하진 않았다.
▲이통사가 왜 출자전환을 거부한다고 보나.
-(박) 거부라기보다는 대답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거부에 가까운 응답을 보내고 있다. 우리 쪽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근거해 유추하고 있다. ‘팬택의 미래가 없다’ 또는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식의 내용과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내용인데 자세히 다 밝히긴 어려우나 우린 생각이 다르다. 공식적으로 말하기엔 어려운 부분이다.
▲긴급 기자회견을 자처한 것은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인가.
-(이준우, 이하 ‘이’) 팬택의 상황을 둘러싸고 그동안 이통 3사의 입장과 채권단의 입장 등 말이 많았지만 우리가 직접 나서진 않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기류로 봤을 때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팬택의 입장과 계획, 절박함 등을 이야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회생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가.
-(이) 경영정상화 방안은 단순하게 우리가 만든 자료가 아니다. 수개월간 실사를 거친 검증된 방안이다. 특히 5개년 계획을 통해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할 지에 대해 나오는데, 먼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확장 및 매출확대가 가능하다고 본다.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보나.
-(이) 사실 경영정상화 방안대로만 시행되면 모든 게 가능하다. 채권단에서 제시한 안과 사업자 요청 등이 실현된다는 전제 하라면 생존에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출자전환이 안 됐을 때 팬택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있나.
-(이) 경영정상화 방안은 출자전환을 전제로 한 내용이다. 만약 안 되면 법정관리로 갈수도 있다.
▲추가 투자유치가 가능하나.
-(이) 구체적으로 거론은 안 되고 있지만 투자유치에 대한 언급은 있다. 다만 현재 재무구조에서는 안 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무구조가 개선이 되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이야기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곳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법정관리로 갔을 때 생존방안은.
-(이) 법정관리 때의 계획은 수립하고 있지 않다. 갔을 때 고민할 일이다. 간다면 최후의 준비를 할 것 같다. 우리가 법정관리로 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 훼손이 첫 번째 이유고, 협력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두 번째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팬택을 지켜온 직원들에 대한 피해 최소화도 있다. 이 세 가지가 우리가 워크아웃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선호하는 이유다.
▲해외 기업의 인수설이 돌면서 기술 해외 유출 우려 등이 있었다. 팬택이 자랑할 만한 기술력은 뭔가.
-(문지욱) 대표적인 것은 전 세계시장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만큼 최적화된 제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독자기술인 엔드리스 메탈기술이나 향후 중요한 트렌드가 될 생체인식 기능을 작년 9월에 이미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금도 연구개발은 쉬지 않고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나.
-(이) 현재 팬택의 매출액 비중은 국내가 80%, 해외가 20% 수준이다. 분기 50만대 이상 이익을 내고 있다.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해외로 물량이 2배 더 나갔다. 해외사업의 실패 원인은 국내에서 잘 나가는 제품과 비슷한 것을 해외에 내보내려고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을 최근 사업조정하면서 수정했고, 현재는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만 내놓고 있다.
◇10일 서울 마포구 팬택 빌딩에서 이준우 대표(가운데) 등 팬택 임원들이 이통3사에 출자전환을 요청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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