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현상수배 중인 유병언 회장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세월호 관계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유 회장 잡기에만 바빠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유 회장의 신변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유 회장 관계사를 조사 중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7일 "검찰이 자료를 압수 수색한 관계사는 많다"면서도 "자료를 요청했지만 현재 검찰이 유 회장 잡기에 치중하다보니 업무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 초기에는 인천지방검찰청에 가서 서류를 일부 넘겨받았지만 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만료되면서 검찰이 더욱 바쁜 상황"이라며 "일단 유병언 회장의 신변 처리가 끝나야 협조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이 행방이 묘연한 유 회장 잡기에만 집중되다 보니 관계사 조사 등 다른 업무에 대해선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수사 진행상 유 회장의 증언이 직접 필요한 부분도 있어 수사는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사 관련 서류를 토대로 관계사 직원들과도 확인했기 때문에 혐의에 대한 윤곽은 잡은 상태"라면서도 "유 회장과 그 아들이 잡혀야만 관계사에 대해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했는 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이 유 회장의 신변 확보에만 열을 올리던 중 일부 관계사 직원도 잠적해버려 수사는 더욱 난관에 처할 전망이다.
그는 "관계사 실무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 중 일부에 대해 신변 확보를 못 하고 있다"며 "내용 확인을 위해선 유 회장을 잡아야만 그 동안의 진행 경과에다 검찰 자료까지 첨부해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해, 천해지, 청해진해운, 온지구 등 유 회장 관계사들은 지난 4~5월 지난해 사업 보고서 내용 일부를 정정했다.
정정 내역을 보면 특수관계자거래 내역이 없다고 했다가 약 50억원의 내역을 추가하는가 하면 기재사항에 없었던 특수관계자로부터 제공받은 지급보증 내역도 뒤늦게 추가하는 등 관계사들간의 미심쩍은 거래가 많다.
또한 관계사 간의 주요 거래가 감사보고서에 누락됐다가 뒤늦게 정정된 것이 부실 감사와 회사·감사 간의 유착 등인 지의 여부도 유 회장을 통해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기재 정정이 회사에서 몰랐다가 알게된 것인지 등도 유 회장을 수사해봐야 한다"며 "유 회장이 작정하고 회사를 속인 것인지 아니면 회사가 알고도 잘못된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것인지 등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사 법인에 대해선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 지 등 별도의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지난 15일 "유병언 일가 검거를 위해 검찰과 경찰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이 함께 노력한 지 2개월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검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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