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최근 소비 부진과 가계저축률의 하락의 원인으로 국민연금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을 많이 낼수록 돈을 안쓰고 저축을 안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명기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국민연금연구원 연금포럼에 기고한 '국민연금이 소비와 저축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 "현재의 국민연금 기여금이 소비와 저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민간소비(실질)은 1990~2002년 동안 연평균 6.3%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이후 2003~2013년에는 연평균 2.3%의 증가율에 그쳤다. 가계저축률도 1987~1993년 동안 18~19%로 상승했으나 그 이후 완만하게 하락, 2000년 이후 그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2007년 이후에는 4% 중반 대의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 통계를 살펴보면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지난 3월 현재 496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내는 기여금은 지난해 기준 32조원으로 연금제도 초기의 5000억원 수준에 비하면 큰 폭으로 확대됐다.
분석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여금과 급여액이 각각 음(-)과 양(+)의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국민연금 기여금이 소비와 저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다만 미래에 받게 되는 연금의 급여액은 소비와 저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인들은 소득이 높은 청장년층때 소득 중 일정부분의 소비를 줄여 저축하고, 소득이 없는 노년층에 소비를 유지하려는 소비의 평활화(생애 소비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현상) 추구하기 때문이다.
공적연금의 경우 사적연금과 같이 노후를 위한 저축으로 인식되지만 이들이 내는 기여금은 강제저축의 성격을 지닌다. 때문에 연금제도 도입이후 노후생활 목적의 자발적 저축과 연금적립금 순증만큼의 강제저축이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연금제도 도입에 따라 강제저축은 증가하는 반면 자발적 저축은 감소하겠지만, 자발적 저축의 감소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전체 저축이 증가할 수도 있으며 감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성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제도는 장기적으로 가입자들에게 소비의 평활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