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의 FTA 발효 후 보건산업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EU FTA 보건산업 수출액은 13억4000만달러, 수입액은 48억8000만달러로 약 3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EU FTA 발효 당시의 수출액이 10억6000만달러, 수입액이 43억50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할 때 FTA 발효 후 수출은 3억달러, 수입은 5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수출입 적자와 적자 폭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이다.
◇한-EU FTA 발효에 따른 수출입 추이(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 분야별로 보면 수출에서 의약품과 화장품의 수출이 증가하고 의료기기 수출은 감소한 반면, 수입에서는 의약품과 화장품, 의료기기 수입이 모두 늘어 대조를 이뤘다.
이처럼 국내 보건산업이 한-EU FTA의 수출 효과를 못 누리는 이유로는 의료용 X-ray와 콘택트렌즈, 기타원료 의약품 등 FTA 수혜품목의 수출이 부진한 점이 꼽힌다.
실제로 보건산업진흥원 자료를 보면, 한-EU FTA 발효 전과 발효 3년 차를 비교했을 때 수혜품목 수입은 15.2% 늘었지만 수출은 5.9% 증가하는 데 그쳐 국내 보건산업이 사실상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철폐 효과를 거의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2012년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유럽 내수경기가 부진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보건산업 교역이 타격을 입은 것도 무역적자가 커진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정부가 나서서 보건산업 수출을 활성화할 대책을 마련하고, 기업 역시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소영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보건산업은 세계시장에서의 입지가 미미하고 수출경쟁력도 낮다"며 "정부가 수출 호조 품목군은 수출을 더 활성화하고 수출이 부진한 품목군에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식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