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130억달러 청소기 시장 정복을 선언했다.
LG전자(066570)가 보유하고 있는 청소기 모터 기술력과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다이슨을 누르겠다는 포부다.
조성진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프리미엄 가전 미디어 브리핑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의 품목에 비해 청소기는 그동안 힘을 받지 못했다"며 "청소기 시장은 (LG전자가) 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시장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청소기 시장은 매년 3%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LG전자는 그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고 있다"며 이날 선보인 코드제로 청소기 라인업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조 사장은 이어 "2015년에 가전 분야에서 전 세계 1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포부는 여전히 변함없다"고 재확인했다.
청소기 업계의 터줏대감인 다이슨을 겨냥한 직접적 언급도 나왔다. 조 사장은 "다이슨이 손익률이 굉장히 높은데 약 18% 수준이고 금액도 18억달러 정도로 알고 있다"며 "15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회사가 세계 1위를 하고 있다는 건 누군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 1등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에어컨을 제외한 생활가전 전 분야를 총괄하게 되면서 조 사장이 가장 눈여겨 본 분야는 바로 청소기. 조 사장은 당초 지난해 출시 예정이었던 이번 코드제로를 사실상 보류시키고 무려 8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내놨다. 제품 수준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완벽을 기하는 그의 품성과도 궤를 같이 한다.
그는 "사실은 지난해 말에 나왔어야 하는 상품이지만 '명품'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미뤘다"며 "진척되는 아이디어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사업본부에서 개발하는 사람들이 다시는 청소기를 맡고 싶지 않다고 푸념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고, 제품이 나온 뒤에는 모두가 만족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향후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을 시작으로 점차 신흥시장으로 청소기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박재유 LG전자 해외영업그룹장(전무)는 "로봇청소기를 출시해 선진국 위주로 판매해 오고 있다. 기존에 1위를 했던 업체들보다 가격을 2.5배 정도 높게 책정했지만 지금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등을 하고 있다"며 "제품 성능에 대해 고객들의 수용도가 증명이 된 시장 위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세탁기를 시작으로 1등 DNA를 냉장고로 전파시킨 조성진 사장이 이제 청소기 시장까지 눈독을 들였다.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오는 그의 투철한 제품 철학은 LG전자를 프리미엄으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 됐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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