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엔화 가치가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쿄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절하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01~104엔 범위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던 달러·엔 환을은 지난 8월부터 가파른 상승세(엔화 가치 하락)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108.87엔을 달성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WSJ는 엔저 가속화의 배경을 일본과 미국 간의 금리 정책 차이로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모색 중인 반면 일본은행(BOJ)은 추가 통화완화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 '엔 매도·달러 매수' 심리가 강화된다.
하지만 엔화 약세 흐름이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달러·엔 환율의 단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상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화 가치가 충분히 저평가 상태라는 점을 지목하며 환율의 추가 상승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가라카마 다이스케 미즈호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매력평가(PPP, Purhasing power parity) 이론에 근거해 엔화 가치가 10% 가량 저평가 돼있다고 분석했다. 구매력평가는 환율이 각국 화폐의 구매력, 즉 물가 수준의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16일 65.7까지 하락했다. 집계를 시작했던 지난 1970년 이후 최저치인 작년 12월의 64.8에 근접하는 것이다.
JP모건은 "단기적으로 엔화가 달러당 110엔대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구레다 신지 스미토모미쓰이뱅크 외환 트레이딩 부문 대표도 "달러 강세, 엔화 약세에 대한 의견을 유지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9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달러·엔 환율 변동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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