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 '아시아의 봄'으로 번질까
중국본토, 홍콩시위 관련 SNS 게시물 차단
마카오, 여론 무시한 행정장관 선거..주민 95% 재선거 원해
2014-09-30 10:15:39 2014-09-30 10:15:39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홍콩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나오면서 다른 중화권 국가에도 민주화 운동이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에서는 현재 2017년 행정장관 선거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 8만여명이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과 번화가 몽콕, 코스웨이베이 등을 점령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는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과반의 지지를 받는 애국인사만 출마할 수 있다"고 결정하며 후보부터 친중국 성향의 인사를 고르겠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지난 27일 홍콩 경찰이 최루액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일부 학생 시위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최소 26명이 부상을 입으며 시위는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홍콩 금융중심지 센트럴의 정부청사 앞에 시위대가 집결해 행정장관 선거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등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사진=로이터통신)
 
'중국 붕괴의 시작(The Coming Collapse of China)'의 저자 고든 장은 29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홍콩 당국이 거리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시위가 우후죽순처럼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선 중국 본토는 재빠르게 언론과 인터넷 검열에 나서며 홍콩 민주화 시위 소식이 본토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다.
 
홍콩 민주화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오자 사진공유 사이트인 인스타그램은 접속이 차된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도 지난 28일부터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는 시위대의 구호가 들어간 게시글 작성이 막혔다. 검색엔진 바이두에서도 시위 관련 내용이 삭제되고 있다.
 
본토와 분리돼 있는 대만과 마카오 등에서는 홍콩 시위대에 대한 동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만에서는 29일 학생들이 홍콩 민주화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며 홍콩사무소의 로비를 점거했다. 마잉주 대만 총통도 "중국 당국은 홍콩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과 같은 특별자치구인 마카오에서도 여론과는 딴판인 행정장관 선거 결과가 나와 향후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치뤄진 행정장관 선거에서 친중파인 페르난도 추이가 단독 출마, 선거위원 400명중 380명의 찬성표를 얻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따르면 마카오 시민의 89%는 추이 장관을 신뢰하지 않으며, 95%는 재선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홍콩의 시위가 다른 중화권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전문 이코노미스트이자 아시아노믹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짐 워커는 "중국 본토에는 지금까지 (민주화를 요구할 수 있는) 60년의 기간이 있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며 "본토에서는 홍콩을 특별한 사례 쯤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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