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국감)국회의원, LH 비난할 자격있나
2014-10-07 17:33:40 2014-10-07 18:02:57
◇2014 LH 국정감사 현장(사진=문정우기자)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임대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정감사에서 올해도 역시 호된 질타를 받았다.
 
국회의원들은 본사업을 앞둔 개편 주거급여에 대해서는 반쪽 시범사업을 시행했다고 지적했고, 임대주택 공급을 충분히 하지 못해 서민 주거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혼을 냈다.
 
하지만 10월 시작할 예정이었던 주거급여 본사업이 국회파행으로 무기한 연기됐지만 이를 자성하는 목소리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본인 지역구에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 추진을 적극 도와주겠다는 국회의원도 단 한명 없었다.
 
현장에는 반성은 없고 LH를 비난하는 고성만 난무했다.
 
◇주거급여 본사업..왜 아직 시행되지 못했을까
 
새정치민주연합 한 의원은 7일 LH 국감 전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본격 시행될 주거급여제도에 대해 '반쪽짜리 시범사업'으로 제대로 추진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LH에 의해 실시된 시범사업은 지난 7~9월 전국 시·군·구 23곳에 6만3000여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주거급여는 제정 당시 기존의 주거급여와의 차별성을 둔 것은 단순히 임차료 보조만을 해주는 것이 아닌 자가가구의 노후도를 고려해 수선비를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었다"며 "전면시행에 앞서 시행한 시범사업은 임차가구를 대상만으로 실시했고, 자가가구는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주거급여가 전면 시행되면 임차료를 지급받은 임대가구와는 달리 자가가구의 노후도는 어느 정도인지, 방수·단열은 잘되는지 누가 조사하고, 어떻게 감정할 것인지 조사를 해야하는데 자가가구가 제외되면서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체계를 갖추지 못하게 돼 버렸다"고 질타했다.
 
이로 인해 주거급여 대상자 97만명 중 자가가구인 9만3000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당초 개편 주거급여는 올 10월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와 LH가 준비해 왔다. 7~9월 기존 수급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마쳤다. 하지만 현재 본사업이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편 주거급여의 본사업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세월호 사태 이후 파행을 거듭한 국회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개정 법에 맞춰 조직을 재구성하고, 구체적인 사업 범위 등을 정비해야 하지만 법안 계류로 시범사업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 10월부터 개편 주거급여를 받아야 했던 93만 저소득가구가 국회 파행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시범사업 3개월간 급여액이 늘었던 기존가구 6만3000가구는 다시 예전 급여액으로 줄어들었다. 체감상으로 감액과 마찬가지다.
 
실제 국감 현장에서 주거급여에 대한 질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임대주택 부족하다"라며 짓겠다는 의원은 없다
 
서민 주거 안정의 핵심 중 하나인 임대주택 공급 문제로도 책임기관인 LH는 질타를 받았다.
 
같은 당 한 의원은 LH 국감 사전 질의로 "우리나라의 10년 이상 공공임대주택 비중은 5%로 OECD 평균 11.5%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턱없이 낮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새누리당 어떤 의원은 영구임대주택 부족으로 대기기간이 평균 21개월이 걸린다며 공급 확대를 촉구했다.
 
이 밖에도 여러 의원이 LH 국감에서 임대주택 공급 부족을 지적했지만 단 한명도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본인 지역구에 임대주택 공급을 장려하겠다는 의원은 없었다.
 
공공임대주택이 OECD에 비해 비중이 낮다고 질의했던 의원은 국감 질의시간 대부분을 지역 내 개발무산에 따른 주민 피해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지역구 복지예산 지출,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에 대한 지역 내 부정적 인식 등으로 임대주택은 지역의 인기로 자리를 보전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불편한 시설이다.
 
지난해 국감에서 서울 강북권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우리 지역이 전국에서 임대주택이 가장 많다. 다른 지역구에 좀 지으라"고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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