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에 시장 요동..금연치료제에 전자담배까지
2014-10-10 15:34:31 2014-10-10 15:34:31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내년부터 담뱃세가 정부 방침대로 2000원 올라갈 경우 금연치료제의 본인 부담금은 지금의 3분의 1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간 경기침체와 부작용 논란 등으로 부진에 허덕이던 금연치료보조제 시장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는 담뱃세 인상시 금연치료제 시장이 기존 100억원 규모에서 수백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담뱃세를 현행보다 2000원 인상키로 하고, 이로 인해 늘어나는 건강보험 재정 활용방안을 공개했다. 복지부는 늘어난 담뱃세로 건강증진부담금 규모가 올해보다 5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2000억원은 금연 치료를 위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3000억원은 흡연 관련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쓴다는 방침이다.
 
<자료출처=복지부>
 
우선 흡연자가 금연 프로그램에 참가할 경우, 진료와 교육, 상담, 약제비 등을 종합 지원하고 금연치료제를 사용하게 될 경우 약값의 30%만 본인이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담뱃세를 올리면 흡연율이 눈에 띄게 떨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앞서 2004년 담뱃값을 500원 인상한 이후 성인 남성 흡연율은 12%포인트, 담배 판매량은 26% 감소했다. 복지부는 꾸준히 담뱃세를 올려 오는 2020년까지 성인남자 흡연율 29%, 여성 6%를 달성겠다는 목표다.
 
<자료출처=복지부>
 
제약업계는 이번 정부의 금연정책으로 금연보조치료제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금연보조제는 크게 니코틴보조제, 금연치료보조제, 항우울제 등 3가지로 구분돼 있다. 금연보조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치료제 100억원, 보조제 45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제약업계는 건강보험 급여 추진이 유력한 금연치료보조제로, 현재 전문의약품으로 시판되고 있는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 제제를 꼽고 있다. 바레니클린은 화이자의 챔픽스, 부프로피온 제제는 GSK의 웰부트린XL으로 대표된다.
 
특히 화이자의 ‘챔픽스’가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챔픽스와 함께 건강보험 적용 대상으로 거론돼 온 ‘부프로피온’은 금연치료보다는 주로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비급여로 판매 중인 챔픽스는 3개월에 30만원, 한 달 약값이 10만원 정도 든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3만원 가량만 부담하면 된다.
 
챔픽스는 지난 2007년 화이자가 출시한 금연치료 약물이다. 니코틴만을 몸에 제공함으로써 금단증상이나 흡연욕구 조절에 도움을 주는 금연보조제와는 달리 챔픽스는 약 성분(바레니클린)이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부분적으로 결합하는 약물기전을 갖고 있다. 12주간의 챔픽스 치료 후 12주간의 약물치료 없는 기간을 포함한 총 24주까지의 장기 금연율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연율은 46.8%로 위약군 21.8%보다 높았다.
 
금연 보조제 시장에서는 한독의 니코스탑이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니코스탑 패취는 금연보조제 시장에서 점유율이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의 ‘니코프리패취’, 동화약품 ‘니코틴엘’, 대한뉴팜 ‘니코엑스껌’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패취형 금연보조제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3개월 동안 꾸준히 하루에 하나씩 몸에 부착해야 하기 때문에 총 30만원의 비용이 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이슈가 되면서 금연 보조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실제 판매업체도 늘어난 상태"라며 "그간 금연치료보조제 시장은 비싼 비용에 성공률 또한 높지 않아 수년간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 정책으로 정부지원과 보험급여화가 실행되면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시장도 유통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담뱃값에 대한 부담이 늘면서 금연이 아닌 대체제를 찾는 흡연자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에 ‘말보로’로 유명한 필립모리스 등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도 전자담배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전자담배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담배 모양의 막대기를 통해 흡입하는 분무액이 니코틴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니코틴이 들어 있는 전자담배는 현재 담배제품으로 규정돼 있다. 니코틴이 없는 제품은 금연보조제로 판매되고 있다.
 
담뱃세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9월 G마켓의 전자담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0% 이상 급증했다. 금연초(쑥 담배)도 118% 늘었다. 옥션에서도 금연 보조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0%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이달 들어 전자담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2% 늘었다. 금연초, 은단, 초콜릿, 사탕, 껌 등도 100% 이상 증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많은 사람들이 연초에 금연을 결심을 해서 하반기는 이 사장의 비수기로 꼽히는데, 이번 담뱃값 인상 소식에 금연보조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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