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가 18일 컴백 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제공=서태지컴퍼니)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대중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서태지는 18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5년 만의 단독 콘서트 ‘크리스말로윈’을 열고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이날 공연에서 서태지는 1990년대에 발표돼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던 자신의 히트곡들을 포함해 오는 20일 발매를 앞두고 있는 신곡들의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가수 아이유(왼쪽)와 함께 '소격동'의 무대를 선보인 서태지. (사진제공=서태지컴퍼니)
◇아이유·바스코·스윙스와 합동 무대..세대 아우르는 공연
‘모아이’를 부르며 컴백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서태지는 최근 발표한 신곡 ‘소격동’의 무대로 콘서트를 이어갔다. 특히 후배 가수 아이유가 서태지와 함께 무대에 등장해 특별한 합동 무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발표된 아이유 버전의 ‘소격동’과 10일 발표된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을 각자 불렀던 두 사람은 인상적인 듀엣 공연으로 팬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안겼다. 스물 한 살 차이의 두 사람이 세대를 뛰어넘어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는 장면이었다.
또 서태지는 후배 랩퍼들인 바스코, 스윙스와 함께 ‘컴백홈’, ‘교실이데아’, ‘하여가’ 등 서태지와 아이들의 히트곡들을 부르면서 팬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문화 대통령’의 컴백 공연을 보기 위해 입장했고, 가족 단위의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의 입장이 모두 끝난 뒤엔 서태지의 아내인 배우 이은성이 입장해 남편의 콘서트를 직접 지켜봤다.
서태지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자신의 노래 ‘너에게’가 리메이크돼 인기를 얻었던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20여년 만에 ‘너에게’를 리메이크해서 그 노래가 지금 와서 또 다시 사랑을 받았다. 느낌이 새로웠고, 여러분들 생각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그래서 여러분이 꼬꼬마 시절일 때 발표됐던 ‘너에게’의 오리지널 버전을 들려드리겠다”며 변함 없는 미성으로 ‘너에게’를 불러 관객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서태지의 컴백 콘서트가 펼쳐진 화려한 공연장 모습. (사진제공=서태지컴퍼니)
◇서태지의 첫 마디는 “보고 싶었어요”..변함 없는 에너지 발산
서태지가 이날 공연에서 관객들을 향해 처음 내뱉은 말은 “보고 싶었어요”였다. 오랜 공백기 동안 팬들과 만나지 못했던 서태지는 감회가 남다른 듯 공연장을 메운 관객들을 한참이나 둘러봤다. 관객들은 서태지의 이름을 연호하며 ‘문화 대통령’의 귀환을 반겼고, 서태지는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면서 관객들과 호흡했다.
이어 서태지는 “너무 오랜만이죠?”라면서 “제가 5년 만에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많이 기다리셨죠? 한 자리에 모여있는 여러분을 보니까 그냥 좋네요. 너무 좋아요. 너무 너무 좋아요. 제가 너무 늦게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어느덧 한 딸의 아빠가 된 42세의 서태지이지만, 무대 위에선 변함 없는 에너지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서태지는 무대 위를 뛰어다니면서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고, ‘문화 대통령’다운 카리스마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서태지는 “여러분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여러분이 가장 듣고 싶어했던 곡을 오늘 준비했다”며 약 22년 만에 ‘내 모든 것’의 무대를 선보였고, “몸을 풀어보고 가자. 한을 풀어보고 가자”면서 ‘시대유감’의 폭발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서태지의 컴백 콘서트가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 펼쳐졌다. (사진제공=서태지컴퍼니)
◇최고 수준 사운드와 무대 장치로 꾸며진 공연
서태지는 이번 공연을 역대 단일 뮤지션 공연 기준 최대의 사운드 시스템과 웅장한 무대 장치로 꾸몄다.
무대 전면엔 좌우와 상하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LED가 설치됐고, 세계적인 음향 엔지니어 폴 바우만이 직접 사운드 디자인을 맡았다. 공연장엔 총 130대의 메인 스피커와 36대의 그라운드 서브 우퍼가 설치됐으며, 실제로 서태지의 컴백 콘서트는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높은 퀄리티의 사운드로 귀를 사로잡았다.
팬들은 서태지의 새 앨범에 수록될 신곡인 ‘숲속의 파이터’, ’프리즌 브레이크‘, ’나인티스 아이콘‘ 등을 최고 수준의 라이브 사운드로 미리 들어볼 수 있었다.
서태지는 ‘나인티스 아이콘’을 부르기 전, “우리 인생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한다. 잘 살아오고 있었나요? 여러분이 좋아했던 90년대 스타들 많죠?”라면서 “우리의 별이었던 스타들과 여러분의 인생도 같이 저물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물 간 별 볼일 없는 가수가 들려드립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공연 막바지엔 “‘소격동’의 추억을 예쁘게 만들어준 아이유와 아역 배우 엘리, 오늘 함께해준 스윙스, 바스코, 밴드 멤버들, 그리고 바로 이 자리의 주인공인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서태지는 ‘테이크 파이브’를 앙코르 공연으로 선보이면서 화려하게 펼쳐졌던 컴백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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