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제철(004020)이 동부특수강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국내 특수강 시장은 세아그룹과 현대제철 양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동부특수강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현대제철이
세아홀딩스(058650)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제철이 본입찰에 써낸 금액은 25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초 산업은행이 매입한 1100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높지만 인수전이 격화되면서 시장에서 예상했던 금액인 3000억원대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동부특수강 인수 실패 시 현재 짓고 있는 특수강 공장에 하공정 설비를 추가, 2차 가공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혀온 만큼 크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세아홀딩스는 동부특수강 외에 현재 포스코특수강 인수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번 본입찰에서 큰 배팅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제철은 이번 동부특수강 인수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추진했던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현재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 내 부지에 특수강봉강 60만톤, 특수강선재 40만톤 등 연간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동부특수강은 봉강과 선재로 자동차용 볼트, 너트 등 부품 소재로 사용되는 특수강 2차 공정업체다.
현대제철은 당진 특수강 공장에서 생산되는 선재를 동부특수강에서 가공해 현대·기아차에 납품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현대차그룹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에 특수강 소재를 공급했던 세아그룹과 동부특수강에 선재를 공급했던 포스코로서는 공급 물량 감소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포스코가 세아를 통해 거물로 부상한 현대제철을 견제하려던 의도가 여기에 있다.
국내 특수강 시장 1위인 세아특수강은 41%, 동부특수강과 대호피앤씨가 각각 2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함에 따라 시장은 세아특수강과 현대제철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여파는 포스코로도 옮겨붙게 됐다. 동부특수강에 연간 34~35만톤의 선재를 공급하고 있는 포스코도 안정적인 수요처를 잃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오일한 포스코 전무는 지난 23일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 시 포스코 물량(선재)이 줄어들 것은 뻔하다”며 “글로벌 수요가들에 대한 수요 개발에 주력하는 등 나름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내달 말까지 현대제철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의 행정절차 등을 거쳐 내년 1월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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