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청장들 복지예산 미편성..정부 지원미비 항의
2014-11-15 15:57:46 2014-11-15 15:57:46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 구청장들이 중앙 정부에 지방 재정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예산 일부를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초연금제도 확대에 따른 기초연금 증액분과 무상보육 국비 부담비율 40% 중 5%를 예산에 편성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편성하지 않은 복지예산 규모는 약 1182억원이다.
 
구청장협의회는 "사회기반시설 유지관리비조차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 정부의 재정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서 "이같은 재정상황이 발생한 건 중앙정부의 감세정책이나 복지정책 확대가 지방재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음에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재원 감소나 보전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으며, 취약한 지방재정에 대한 아무런 보전대책 없이 국가책임사업을 일방적으로 지방에 전가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일에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복지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내년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이 파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내년 복지 예산을 올해보다 1조 702억원이나 확대 편성하면서 정상화가 기대됐지만, 구청장협의회의 이날 발표로 복지 디폴트 우려는 다시 커졌다.
 
구청장협의회는 ▲기초연금 전액 국비 지원 ▲무상 보육 국비부담비율 35%를 서울시 40%, 지방 70%까지 상향 ▲지방소비세를 즉시 16%로 상향하고 단계적으로 20%까지 상향 등을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난해 영유아 국고보조율을 15%포인트 인상하고 지방소비세율을 내년에 11%로 높여주는 재정조정방안으로 지방정부에 복지 예산 지원을 충분히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정조정방안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정부가 지방세인 취득세를 영구 인하하고 이를 보전해 주기 위해 만들어졌었다.
 
이같은 정부의 태도에 구청장들은 분노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복지 파행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려고 사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어떻게 지원할 지를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지난 9월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공동성명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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