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출범 3주차를 맞이했다. 기대감 속에 시장이 열렸지만 거래 부진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별 ETN 거래추이. (자료=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열린 ETN 시장은 지난 2일까지 하루평균 거래량이 8636주로 저조한 모습이다. 하루 거래량이 적게는 3000주에서 많게는 1만4000주 정도로 형성되고 있다. 이날도 5000주 가량 거래됐다.
최초 상장 ETN은 총 10개 종목으로 상품 선택 폭이 넓지 않다. 또한 시장에서는 아직 ETN과 상장지수펀드(ETF)와의 구분도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반응이다.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점에서는 ETF와 비슷하다. 다만 발행주체가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이고, 만기가 있으며 기초지수가 특화된 지수가 많다는 점이 ETF와 다른 점이다.
만기가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만기가 길기 때문에 사실상 피부로 느끼는 것은 ETF와 ETN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발행 주체 역시 다르지만 시장에서 거래하는 구조가 같다는 점 때문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TN과 ETF 비교. (자료=한국거래소)
특정 ETN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도 뚜렷하다. 전날의 경우 삼성증권의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 이 2645주로 전체 시장 거래량의 68%를 차지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초기 시장이라는 점과 더불어 아직 상품의 홍보나 마케팅에서 기존 ETF 시장이나 다른 상품 대비 열악한 상황"이라며 "ETN 자체가 국내 일부 증권사만이 발행할 수 있는 상품인데, 전체 시장의 주목 상품이 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 노출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아직 시장이 초기라 거래량이 쏠리거나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현재의 ETN은 초기 ETF와 다르게 기존 상품 또는 파생상품과의 차익거래가 발생하거나 구조화된 운용을 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라는 면을 볼 때 거래량 확충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상품과 변동성지수 ENT 상장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ENT의 도입을 크게 2가지 시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번에 발행된 ETN은 모두 조기 도입상품으로 전략지수, 혼합지수, 바스켓지수에 해당하는 상품이다. 변동성지수 상품은 앞으로 도입 예정 상품으로 구분돼 있다.
이중호 연구원은 "다양한 파생상품이 있다는 이유와 함께 ETN의 도입시기를 구분하면서 시장에 꼭 필요한 상품으로 여겨졌던 변동성지수 ETN이 빠졌는데 이를 도입해야한다"며 "미국 시장에서는 변동성지수 ETN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원하는 구조의 상품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상품의 상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에서는 일반 투자자 대상의 ETN 이벤트를 마련하고 관련 교육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TF 안착에도 시간이 필요했듯이, ETN 시장 역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두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마케팅 강화와 투자자 요구를 반영한 ETN 상품 다양화 등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경우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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