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골프치다 과로사한 군인 순직인정
2014-12-05 06:00:00 2014-12-05 06:00:00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평소 과로에 시달리던 군인이 골프를 치다가 숨진데 대해 순직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박연욱 부장)는 숨진 육군 장교 김모씨의 배우자 황모씨가 "순직유족연금을 지급하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 탓에 기존에 앓던 지병이 악화한 상황에서 골프를 치다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인은 4개월간 공석이던 보직을 맡아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등 업무환경의 변화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 과다한 업무량으로 기존질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고인이 숨지기 6일 전 실신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권유받고도 부대업무를 처리하겠다며 퇴원했다"며 "치료를 게을리한 것이 아니라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인이 사망한 당일 참석한 골프 운동도 직속상관이 전반기 업무추진에 대한 노고를 격려하고자 마련한 자리여서, 공무와 전혀 무관하게 참여한 행사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1992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육군 모 항공대대에서 근무하다가 2010년 3월 헬기추락사고를 수습했고, 이 과정에서 공황증세와 불면증 등에 시달렸다.
 
김씨는 2011년 3월 합동참모본부 쪽으로 발령을 받고 4개월간 공석이던 보직을 맡아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업무량이 많아서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반복했고, 숨지기 3개월 전부터는 평소보다 22% 이상 초과근무를 했다.
 
김씨는 2012년 6월 자신을 격려하고자 직속상관이 마련한 골프 자리에 참석했다가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근경색으로 숨을 거뒀다.
 
황씨는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골프는 격렬한 운동이 아니라 사망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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