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최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문제를 지적하는 발언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이동통신 관리감독당국이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상철 부회장이 가입자간 보조금 차별을 둬야 한다는 의도의 발언이 단통법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LG유플러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상철 부회장은 “단통법이 시간이 지나면 시장에 정착하겠지만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신규가입 각각의 경우에 보조금을 동일하게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밝힌 것.
이는 가입자 간의 차별을 두지 말자는 단통법 취지를 일부 반박하는 발언을 한 셈이다.
미래부는 단통법을 도입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 이용자 권익 보호 등을 차별적 불법보조금을 없애겠다는 핵심 취지를 내세웠는데 이상철 부회장은 이같은 취지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감독당국 한 고위 관계자는 “단통법 취지는 기존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은 거의 없고 번호 이동하는 가입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등의 문제로 인해 가입자에게 차별을 주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을 하자는 것”이라며 “이상철 부회장의 발언은 가입자 간의 차별을 두자는 이야기인데 단통법 취지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감독당국 관계자는 “업계간 경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자는 이야기는 이해하지만 현실성이 있다 없다를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결국 그렇게 간다면 번호이동에 보조금이 몰려 타사 가입자 뺏어오겠다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이 탄력을 받으면서 LG유플러스의 시장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단통법 도입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장 점유율이 다시 주춤할 우려가 나오면서 이같은 발언도 나왔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 시장은 점유율은 5:3:2 구조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지난해까지 19%대의 점유율을 기록해 실질적인 20%대 점유율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이상철 부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지난 4월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한 최근 아이폰6를 출시하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번호이동 가입자도 경쟁사는 순감인데 비해 LG유플러스는 순증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내면서 이 부회장도 그룹내에서도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인데 단통법으로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될 우려가 높게 나타나면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일부에서는 결국 더 많은 성과를 내기위해 이상철 부회장이 과도하게 영업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감독당국 한 관계자는 “이상철 부회장이 점유율을 높이려는 등 성과를 내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강조하면서 밑에 직원들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LG유플러스의 공격적인 영업에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불법적 보조금에 대해 엄중 조치한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아이폰6 대란에 대한 관련 임원 형사 고발 조치를 결정하면서 “최고경영자(CEO)에게까지 책임을 지울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나 만약 이러한 일이 반복된다면 CEO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다른 감독당국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후발 사업자여서 공격적인 영업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단통법 시행이후 불법적 영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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