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중국 인민은행의 조용한 돈풀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공급한 3개월짜리 단기 유동성에 대한 일부 만기 연장을 실시하는 한편 지방은행들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지난 9월 시중은행에 공급한 5000억위안의 자금 대부분이 이번주 연장됐다고 보도했다. 은행별로 대출 규모에 따라 일부는 100% 만기연장을 받고 일부는 50~80% 선에서 만기를 연장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단기유동성조작(SLO)을 통한 자금을 추가 공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SLO는 은행들이 단기자금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션 지앤광 미즈호증권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가 지급준비율(RRR) 인하나 금리인하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중국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증시 급등으로 시중금리가 함께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은 금리나 지준율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올 초 영세기업에 대한 감세와 철도건설 등 미니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은행을 통한 간접적인 돈풀기게 나섰다.
이후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보다 직접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하는 쪽으로 돌아선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간접적인 유동성 공급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9월과 10월 3개월짜리 단기대출을 통해 시중은행에 7695억위안(1259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중국개발은행에 4000억위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추가 유동성을 주입했다. 전날에는 일부 매체에서 예금액 대비 대출액의 비중인 예대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가 3분기 7.3% 성장하는데 그치고, 4분기 제조업 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간접적인 돈풀기만으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중국의 금리인하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중국이 내년 1분기 지급준비율을 19.5%로 내리고, 2분기에 19.0%로 추가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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