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4일 경기부양을 위해 은행의 지급준비율(RRR)을 전격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오는 5일부터 지준율을 50bp 인하한다고 밝혔다.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20%에서 19.5%로,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은 16.5%에서 16%로 낮아진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대출비중이 높은 도시 및 농촌지역 상업은행에 대해서는 지준율을 50bp 추가 인하한다. 농업에 대한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농업발전 은행의 위안화 예금 지준율은 400bp 더 내리기로 했다.
◇중국의 기준금리(위)와 지급준비율 변화(녹색선은 1년물 대출 기준금리, 청색은 1년물 예금 기준금리. 지준율은 대형 은행 기준)(자료=로이터통신)
인민은행을 올초 일부 산업에 대한 지준율을 인하한 바 있으나 전체 산업에 대한 지준율 인하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2년 반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석달도 안된 시점에서 나온 추가 부양책이기도 하다. 인민은행은 금리 인하와 단기 정책자금 공급 등으로 경기부양을 유도했으나 중국 경제는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8개월만에 최저치인 49.8로 떨어지며 지준율 인하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HSBC 서비스업 PMI도 51.8로 6개월만에 최저치였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7.4%에 그치며 24년만에 가장 느린 성장세를 나타냈고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의 목표치를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준율 인하는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리우 리강 ANZ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번에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를 밑돌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과 ANZ 등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약 6000억위안(96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투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소규모 은행들은 지준율보다는 예대율 규제에 더 큰 영향을 받고있는 만큼 이번 지준율 인하가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 내외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이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됐다.
션 지앤광 미즈호증권 아시아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계속 약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 안에 최소한 네 차례의 추가 지준율 인하가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준율 인하 소식에 싱가포르 시장에서 거래되는 FTSE 차이나 A50 선물은 장중 5% 넘게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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