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삼성물산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수백명 가량의 직원들이 권고사직 대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6일 이 회사 직원 A씨에 따르면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은 다음달 연봉계약 전까지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나섰다.
A씨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부터 물밑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회사로부터 권고 사직을 통보 받았다.
권고 사직을 통해 지급되는 퇴직금 규모는 평균 1억9000만원으로, 대리급은 1억6000만원, 과장은 1억8000만원, 차장은 2억원, 부장은 2억2000만원까지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권고 사직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도 불이익을 받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회사에 팽배하다는 게 A씨의 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원을 강제로 자를 수는 없지만 건설사의 경우 직원들을 현장으로 내보내는 식으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는 구조"라며 "멀쩡한 직원들에게 대놓고 불이익을 주기란 쉽지 않지만 소문이 사실이라면 분위기 때문에라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이같은 조치는 삼성 전체의 위기감,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연장법에 앞서 비용을 줄이려는 의지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안팎의 해석"이라며 "이미 상당수 직원에게 통보가 됐다는 말이 업계에 파다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연장법은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까지 늘리도록 명시했다.
A씨는 "3월 연봉 재계약을 앞두고 비용 삭감을 위해 정리되는 기분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며 "후배들과 회사를 위해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수십년 일생을 바쳤는데 섭섭한 마음이 들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지난해 초부터 조직 슬림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배경은 건설업계의 장기적인 침체도 한 몫하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는 중동발 정세위기, 유가 변동, 국내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의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신규 수주가 당초 목표보다 부진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해외수주 목표액 18조10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증권은 "올해 가이던스로 10조3000억원을 제시했다"며 "지난해 신규수주가 목표대비 부진했고 저유가 상황에서 2015년 목표 달성도 녹록치않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은 '뜬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마다 인력구조 개선작업은 진행되는 것이고, 지난해부터 소문이 계속 나왔었다"며 "숫자를 정해놓고 했으면 이야기가 있었을 텐데 공식적으로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인력과 관련된 부분은 중요한 문제인데, 이런 소문은 내부적으로는 혼란스럽고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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