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중 절반이 현지 기업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등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상공회의소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중 47%가 중국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국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중국 상하이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이 같은 불만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에 대한 벌금 부과를 계기로 더욱 불거지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퀄컴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을 배척하고 제한하는 독점 행위를 저질렀다"며 60억880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중국이 기업에 부과한 벌금 중 역대 최고치다.
WSJ는 퀄컴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나 맥도날드 역시 반독점법 위반 여부와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적용 12억350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했고 벤츠와 BMW, 아우디에 대해서도 시장 지위 남용 등에 따른 반독점 위반 혐의를 적용 18억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반독점법에 대한 당국의 처벌이 외국계 기업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 자국업체라고 반박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도 최근 "중국 반독점 조사를 받은 기업 가운데 외국 기업은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 자국 업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중국내 최고 주류 업체인 마오타이도 반독점 위반 혐의로 2억위안의 벌금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강한 반박을 할 순 없지만 최근 퀄컴의 사례 등 일부는 당국의 규제가 도를 넘고 있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제임스 짐머맨 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 당국의 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되는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표적 수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WSJ는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전년대비 1.7% 증가한 1196억위안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 증가율 5.3%에 비해 둔화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지적 재산권 문제와 예측할 수 없는 법률과 행정 집행에 대한 위험이 기업의 중국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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