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해 말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도면 등을 인터넷에 공개했던 해커가 또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원전 해킹을 주장하며 자료를 공개하고 금전을 요구하는 글이 또 다시 올라온 것. 자료공개로는 여섯 번째며 지난 연말 '성탄절 원전공격' 사건 이후 해커가 활동을 중단한지는 79일 만이다.
해커는 12일 SNS를 통해 원전 도면과 함께 한글파일을 공개했는데, 이를 대통령과 UN사무총장의 통화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스로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핵.'이라고 주장하는 이 네티즌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원전관련 도면과 통화내역 녹취록 속기 한글파일, 실험과정을 담은 동영상 등 총 10여개의 파일을 공개했다.
그는 "돈이 필요하다. 요구만 들어주면 되는데"라며 "북유럼과 동남아, 남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 원전자료를 사겠다고 하는데 자료를 통채로 팔았다가 박 대통령 원전수출에 지장이 될까봐 두렵다. 윤 장관(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시간을 주겠으니 잘 생각해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몇 억달러 아끼려다가 더 큰 돈 날려보내지 말고 현명한 판단 하시길 바란다. 요구에 응할 용의가 있으면 장소와 시간은 너희들이 정하라"라며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메일 주소를 남겼다.
또 해커는 스스로 대통령의 통화내역 파일을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설날 UN사무총장과 전화통화도 하셨네요? 좋은 자료들도 많던데 공개되면 어떨지.."라고 밝혔다. 실제 통화내역 기록 파일에는 사무총장과 대통령으로 각각 명시된 통화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원전반대 그룹을 자처하는 해커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SNS를 통해 한수원 원전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같은 달 23일 5차 정보공개에서는 고리1, 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하겠다고 협박했다.
당시 해커는 크리스마스인 25일 자정을 공격시한으로 밝혔지만, 사이버 공격의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파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검토가 더 필요한 시기"라며 "지난해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 때를 보면 최신파일이 아니었다. 이번 것도 마치 최신파일을 두고 얼마전에 해킹한 것처럼 하고 있지만 아닐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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