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가 근로소득공제 축소와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으로 연봉 7000만~8000만원 근로소득자의 세금이 약 33만원 증가한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실제 증세액이 더 많았던 이유는 '과세표준구간 상승에 따른 증세효과'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연봉 80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실제 사례를 2013년 세법과 2014년 세법으로 각각 분석해 본 결과, 지난해 증세액 중 근로소득공제 축소와 세액공제 전환에 따라 증가된 세액 합계보다 과세표준 누진구간 상승에 따른 증세액이 5.7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봉 80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공제가 줄어들면서 12만3750만원의 세금이 증가했다. 여기에 보장성보험 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3만3000원의 세금이 더 늘었다. 15% 세액공제를 받는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은 소득공제 때와 공제효과가 동일했다.
반면 과세표준구간 상승으로 인한 세금 증가액은 89만5284원에 달했다. 이는 종전까지 과세표준에서 뺐던 각종 소득공제 항목이 세액공제로 바뀜에 따라 과세표준이 958만3139원 증가하는데 이중 1200만~4600만원 구간을 초과하는 904만3270원에 9.9% 세율을 곱한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근로소득공제 축소와 세액공제 전환에 따른 세금 증가분보다 5.7배나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연봉 80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은 정부 발표치인 33만원보다 3.2배나 더 많은 105만2034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자연맹은 "연봉 7000만~9000만원 사이 근로소득자의 세부담이 유독 높게 나오는 이유는 과세표준구간이 상승해 높은 세율이 적용됐기 때문"이라며 "기획재정부는 세법 개정으로 과세표준구간 상승이 발생해 증세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재부가 '증세없는 복지' 취지를 살려 '세율인상 없는 증세'를 추진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가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을 통한 실질적인 세율 상향조정이었다"며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은 소득재분배라는 명분과 달리 실질적인 근로자 증세를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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