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보험업계는 2018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2년 늦춰졌지만 부채평가 방식은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회계기준원 주최로 열린 초청 세미나에서 한스 후거보스트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장의 IFRS4 2단계 적용시기 연장 발언에 대해 보험업계는 안도하는 모습이다.
전날 열린 초정 세미나에서 한스 후거보스트 IASB 위원장은 "IFRS4 2단계 적용시기가 2020년 정도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업계는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부채평가 기준의 변경을 원하고 있다.
현재 IASB가 개편 중인 보험회계기준은 보험부채(책임준비금) 평가를 현행 원가 기준에서 시가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과거 고금리 시대 10%대 할인율을 적용하던 것을 현재의 낮은 할인율(1~4%)로 재평가하면서 보험부채 규모가 급증하게 된다. 이 경우 일부 대형 보험사를 제외하곤 대부분 자본 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안대로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생명보험회사들의 가용자본이 60%가량 줄어들게 된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부채가 급증해 보험금 지급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총 58조원에서 23조원 규모로 급락한다는 의미다. 생보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도 평균 115%로 추락, 퇴출 기준인 100%에 턱걸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회계기준원과 보험업계는 보험부채 할인율을 소급 적용하지 않거나 보험상품의 손실상품과 수익상품을 상계처리한 후 차익만 부채로 적립하는 방향으로 보완해달라고 IASB에 건의했다.
대형 손보사 RM 팀장은 "현재 우리가 원하는(장래이익 가용자본 허용, 부채 할인율 소급적용)것들이 반영되지 않으면 2년 이라는 시간은 무의미하다"며 "아직 IAAS의 기준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기준이 나온 뒤 국내 감독당국과 협의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거보스트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국의 기준금리가 2% 아래인데 (보험사의)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평균금리가 5%라는 사실에는 사실 좀 놀랐다"고 우려하면서도
"기존의 회계처리 방식은 이런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 더 이상 새로운 기준을 연기하거나 지연을 하면 문제를 덮게 되는 것이고 보험업계에도 좋지 않다"며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금감원은 2년이 늦춰졌지만 여전히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0년으로 미뤄졌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준비 상황이 미흡해 아직 갈길이 멀다"며 "앞으로도 IFRS4 2단계 도입과 관련한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