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히트·노히트노런이 함께 나온 9일 프로야구
2015-04-10 11:28:00 2015-04-10 11:28:02
◇9일 넥센 상대 경기에서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이룬 두산 선발 투수 유니에스키 마야(Yunieski Maya)가 환호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사이클링히트·노히트노런이 동일한 날 나왔다. 한번 나오기 어려운 대기록이 같은 날 나온 데 더해 실책으로 치열한 승부가 갈린 경기도 있었다. 앞으로 '2015년 4월9일'이란 날짜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여러모로 길이 남을 듯 하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유니에스키 마야(34·Yunieski Maya)는 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상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136구를 던지며 '9이닝 8탈삼진 3볼넷 무실점'의 노히트노런 기록을 써냈다. 역대 12번째이자 국내 리그 외국인 투수 2번째, 두산 투수 2번째 기록이다.
 
마야는 이날 경기를 시작부터 주도했다. 2회 1사 이후 윤석민, 7회 2사 이후 박병호, 9회 선두타자 김재현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들은 2루로 향하지 못했다.
 
마야의 누적 투구수는 점차 올랐다. 7회 박병호의 볼넷 때 100구, 8회 2사 이후 110구를 넘겼다. 그렇지만 두산 벤치는 마야의 의사를 묻고 마운드를 일임했다. 결국 마야는 서건창과 이택근을 연이어 땅볼로 잡아내고 유한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대기록을 이뤄냈다.
 
경기를 마친 직후 마야는 포효했고 두산 선수들은 기쁨을 모두 함께 나눴다. 마야는 "놀랍단 말밖에 안 나온다. 많은 순간이 떠올랐고 눈물이 났다"며 "9회 내 힘이 어디서 났는지 모르게 온 힘을 다해서 던졌다. 쿠바의 가족이 내 경기를 인터넷으로 봤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감격했다.
 
◇9일 KIA 상대 경기에서 사이클링히트 대기록을 이룬 NC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Eric Thames). ⓒNews1
 
같은 날 NC의 외국인 타자인 에릭 테임즈(28·Eric Thames)는 광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상대 원정 경기에서 통산 17번째이자 외국인 선수로서는 2001년 삼성 소속이던 마르티네스 이후 2번째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1·3회 연속 2루타를 날린 테임즈는 5회 솔로포, 7회 우전 안타를 쳤다. 이후 9회에 끝내 3루타를 날렸다.
 
테임즈는 9회 임준섭을 상대해 우익 선상 안타를 때렸고, 2루를 돌아 3루까지 안착하며 기록을 달성했다. 대기록은 그렇게 이뤄졌다.
 
사이클링히트·노히트노런의 동시 달성은 150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단 네 번만 있는 진기록이다. MLB에서는 ▲1908년 10월3일 오티스 클라이머(워싱턴 세네터스, 現 텍사스 레인저스)의 사이클링히트, 에디 조스(클리블랜드 블루버즈, 現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노히트노런 ▲1960년 5월16일 브룩스 로빈슨(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사이클링히트, 돈 카드웰(시카고 컵스 선발)의 노히트노런 ▲1972년 4월17일 데이브 킹맨(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사이클링히트, 버트 후튼(시카고 컵스)의 노히트노런 ▲1976년 8월10일 세자르 시데뇨(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이클링 히트, 존 캔델라리아(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노히트노런 순이다.
 
한편 이날 대구에선 '미남 군복귀 신인' 구자욱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고, 대전에선 실책으로 인한 홈팀 한화의 극적인 승리가 나왔다.
  
구자욱은 이날 경기 전까지 1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끝에 이날 선발 라인업에 제외됐다. 롯데에게 4-3으로 뒤지던 삼성은 9회말 선두타자 박석민의 솔로포로 동점을 이뤘고, 볼넷과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구자욱은 이때 강봉균 대신 대타로 나서 중견수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고, 3루주자 박찬도는 여유 있게 홈에 왔다. 
 
대전에선 트레이드로 이날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타자 이성열이 LG상대 홈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냈고, 4-4로 맞선 9회말 1사 후엔 강경학이 중전 안타로 나선 상태에서 주현상이 번트를 대다 LG 실책이 이어지며 득점을 해 5-4로서 이겼다. 
 
이날 좋은 기록만 있던 것은 아니다. 인천 문학 경기에선 SK가 KT에 13-2로 이겼다. SK에겐 기쁜 승리나 KT에겐 올해 10연패, 아픔의 연패 기록이다. 올해 KBO리그(1군리그)에 처음 모습을 보인 KT는 이로써 '신생팀 창단 직후 최다 연패'의 기록을 스스로 갱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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