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 중 한명인 전 경남기업 상무 박준호 온양관광호텔 대표가 21일 오후 성완종 리스트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돼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검찰이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의 핵심 측근인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3일 박 전 상무에 대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경남기업 직원들을 동원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기업 내 CCTV 영상 등 관련 증거물들을 고의로 없애거나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앞서 지난 15일 경남기업 압수수색 후 증거물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증거물 중 일부가 고의로 훼손 또는 은닉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수사팀은 박 전 상무에 앞서 경남기업 직원 일부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으나 이날 모두 석방했다.
박 전 상무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활동하던 중 성 전 회장의 눈에 띄어 2003년 경남기업에 입사했으며, 이후 2012년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을 당시 그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성 전 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 함께 경남기업으로 되돌아 왔으며, 이후 홍보상무를 맡아 활동 하는 등 요직을 거쳤다. 이용기 비서실장과 함께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밤 함께 향후 대책을 세웠던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온양관광호텔 대표로, 성 전 회장은 생전에 그가 대표로 있는 이 호텔에서 여러 주요인사들을 자주 만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박 전 상무의 이력 등을 고려할 때 그가 성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활동 과정 전반에 걸쳐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수사팀은 이날 앞서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 된 이 실장을 증거인멸 등의 혐의를 적용 12시간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긴급 체포했다.
신지하 기자(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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