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척결보다 조직 효율성 치중
인사혁신처, 출범 6개월 성적표 초라
2015-05-19 17:33:30 2015-05-19 18:22:01
지난해 11월 출범한 인사혁신처(이하 인사처)는 19일 출범 6개월을 맞아 “채용제도 혁신, 인재개발시스템 혁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사시스템 혁신, 신상필벌 확립 등 분야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황서종 인사처 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 6개월은 인사혁신의 초기단계로 공무원 연금개혁 등의 이슈로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한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수험생들의 공직가치관을 중시한 채용제도 개편’, ‘공직의 민간개방 확대’, ‘중앙공무원교육원의 국가인재개발원 개편 등 공무원 재교육 강화’, ‘전문성 향상을 위한 각 부처 전문직위 확대’, ‘공무원 징계부과금 부과대상 범위 확장’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인사처의 이날 발표내용은 지난 2월 26일 출범 100일을 맞아 발표한 ‘범정부 인사혁신 실천계획’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당시 인사처는 “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공직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넓혀 정부 경쟁력을 높이겠다”면서 ▲성과중심의 승진제도 개편 ▲4년 이상 근무하는 ‘전문직위’ 지정확대 ▲민간만 뽑는 개방형 직위제 도입 등의 ‘혁신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행정혁신처’라는 이름으로 처음 구상한 인사처는 그해 11월 19일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안전행정부의 공무원 인사와 윤리·복무·연금 기능 및 공무원시험, 채용 등 인력개발과 관련한 업무를 분리한 조직이다. 즉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관피아’(官+마피아)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공직사회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셈이다.
 
그렇지만 이날 인사처의 발표는 공무원 집단의 효율성 향상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약 30분간의 발표시간에 관피아 척결에 대한 내용은 5분 정도에 불과했다. 그 내용도 “민관유착 폐해 근절을 위해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공직자윤리법이 지난 3월 시행됐다”고 소개하는 수준이었다.
 
골자는 취업제한 대상기관이 비영리분야(총 1447개 기관 신규추가)로 확대되고 2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취업제한 여부를 가리는 업무관련성의 범위를 소속부서에서 소속기관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한편 삼성광통신 대표이사를 지낸 ‘삼성맨’ 출신 이근면 혁신처장도 인사혁신의 핵심으로 부정부패 척결보다는 조직과 개인의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이 처장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집단생산성 향상을 위해 개인이 일하는 환경과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인사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자기개발능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6개월간의 가장 큰 성과로 “공무원들이 자기능력의 개발·교육을 통해 미래가치에 눈을 뜨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19일 오전 인사혁신처 출범 6개월과 관련해 황서종 차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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