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회복하는 일본 경제, 소비세 인상 여파 벗어나
1분기 GDP 연율 2.4% 성장…서프라이즈
2015-05-20 15:45:13 2015-05-20 15:45:13
일본 경제가 예상 보다 빠른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 GDP 성장률이 지난 4분기에 이어 1분기까지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소비세율 인상 이후 침체에 빠졌던 일본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가면서 이달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분기 GDP, 기대이상의 연율 2.4% 성장
 
20일 일본 내각부는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0.3% 성장에서 개선됐으며 사전 전망치 0.4% 증가를 웃돈 결과다.
 
연율로 환산한 GDP도 2.4% 증가해 1.5% 성장할 것이라던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소비세 인상 여파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가 깜짝 성장한 것은 민간 수요와 기업 재고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요 항목별로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 개선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2.4%, 수입은 2.9% 각각 증가했다.
 
GDP의 6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분기 대비 0.4% 증가해 호조를 기록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인 0.2% 증가를 웃돌았으며 3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투자 부문 역시 개선됐다. 설비투자는 0.4% 증가했으며 주택투자는 1.8% 늘었다. 다만, 공공 투자 부문은 1.4% 감소했다.
 
한편, 자본 지출은 0.4% 증가해 예상치인 0.6%를 하회했지만 4개 분기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아베노믹스 효과에 경기 회복기조 진입
 
전문가들은 일본의 GDP가 소비 및 투자 증가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소비세율을 인상한 이후 침체에 빠졌던 일본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아베 일본 총리는 지난해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했다. 이로 인해 소비 위축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와 3분기 GDP는 각각 -1.8%, -0.5%로 역성장했다. 통상 두 개 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경우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은 지난해 10월 양적 완화 규모를 연간 60~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는 추가 부양책을 단행했으며 결과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로 인한 기업들의 수익 개선이 설비 투자로 이어졌고 투자가 성장 확대에 기여했다는 것에 주목했다.
 
아카히로 모리시지 미쓰비시 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로 인한 기업 이윤 증가가 기업 투자로 선순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경제 흐름에 좋은 신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시키 신케 다이치 생명 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의 회복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아카히로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투자 선순환 구조가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개월 동안 경기 회복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달 BOJ, 추가 부양 조치 없을 것”
 
다만, 일각에서는 회복 기조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분기 GDP 성장이 소비 및 투자 보다 기업 재고 증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이다.
 
요시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재고 증가는 0.5% 증가해 지난해 소비세 인상의 여파로 간주된다”며 “재고 증가를 제외한 1분기 GDP 성장은 분기 대비 0.4%에 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2분기 다시금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마셀 델라이언트는 캐티팔 이코노믹 보고서에서 “1분기 GDP가 기업 재고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을감안할 때 2분기 성장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며 “우리는 일본의 올해 GDP 성장률이 제로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아베노믹스의 정책 향방에 모아지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흐름을 감안할 때 이달 BOJ 회의에서 추가적인 부양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기업 재고 등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성장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회복 기조가 추가적인 유동성을 요구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마사미치 아다치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이번 GDP 지표는 경기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완만한 성장 기조를 기대했던 BOJ의 전망치에 부합하고 있다”며 “BOJ가 현재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시각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J는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에 있는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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