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은평뉴타운 내 기자촌 부지에 리츠 사업방식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시 재정부담 완화는 물론 주거난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15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기자촌 3-13블록에 대한 '리츠 사업타당성 및 출자 시행 동의안'이 접수돼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은 SH공사가 토지를 공모형 리츠에 장기 임대방식으로 출자, 자금을 조달해 임대주택을 짓고 관리하고, 임대료를 리츠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사가 직접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시행비용과 이익, 관리비 등 간접비를 절감할 수 있어 세입자들에게도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총 사업비는 1298억 원으로, 이 중 임대보증금 700억원을 제외한 598억원을 리츠를 통해 조달한다. 리츠 투자자들에게는 연 5%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이 사업은 부채에 허덕이는 SH공사의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현재 SH공사의 채무는 지난해 4월 기준 10조3345억 원으로, 은평뉴타운에서만 아파트 미분양과 택지 미매각 등으로 인한 손실금액이 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당초 임대주택 부지로 예정된 기자촌 3-13블록에 대해 인근 주민들이 공원화를 요청하는 등 기존 임대주택 건설 사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해당 토지를 매각하더라도 491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해당 블록을 리츠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임대주택 1117가구를 공급하고, 향후 공사의 장기 미매각 토지 및 시유지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중대형 아파트 위주의 공급으로 소형아파트가 부족했던 은평구의 특성을 감안, 전체를 소형으로 공급해 젊은 층을 대거 유입할 계획이다. 총 1117가구 중 절반 이상인 646가구는 신혼부부에게 돌아가며, ▲사회초년생 250가구 ▲보육공동체 102가구 ▲예술인공동체 119가구 등에 배정된다.
보증금과 임대료는 주변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전용면적 39㎡ 기준 보증금 6000만원에 월 30만원 대, 49㎡는 7000만원에 월 40만원 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SH공사가 은평뉴타운 기자촌 3-13블럭에 공모형 리츠 방식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사진/ 뉴시스
SH공사 관계자는 "신혼부부 및 사회초년생의 과도한 주거비 부담으로 저렴하지만 주거 여건이 열악한 외곽으로의 이주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리츠 사업방식을 도입해 공사와 서울시의 재정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서후 기자 zooc60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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