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법무부장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황 후보자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가 채택된 다음 날인 지난 13일 장관직을 사임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장관 후보군은 현직과 전직, 전직 차관군으로 크게 나뉜다. 기수면에서는 김진태 검찰총장(사법연수원 14기)을 기준으로 동기나 1~2기수 위아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전직 검찰 출신으로는 곽상욱 감사원 감사위원과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 안창호 헌법재판관 이름이 나오고 있다. 셋 모두 김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검찰 재직시 일선검찰과 법무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다만 노 전 원장의 경우 황 후보자와 같은 공안검사 출신인 점,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인 점 등이 감점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서 대포폰 등 증거인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안 재판관도 헌법재판관이 행정부처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3권 분립상 맞지 않는다는 비판과 황 장관과 같은 공안통 출신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발탁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고참급 고위 검찰출신 중에서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11기)과 김민수 국가정보원 2차장(12기)도 거론되고 있다.
김 총장보다 후배로는 한명관 전 대검 형사부장과 길태기 전 서울고검장(이상 15기)이 거론되고 있다. 한 전 부장은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바 있으며, 길 전 고검장은 법무부차관을 역임했다. 법무부차관 출신 중에는 국민수 전 서울고검장(16기)도 장관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 전 고검장은 기획통으로 지난 1월 정기 인사를 한 달여 앞두고 검찰을 떠났다.
현직에서는 김수남 대검 차장검사와 김현웅 서울고검장 이름이 나오고 있다. 모두 사법연수원 16기로 김 총장 보다 2기수 아래다. 김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 김 고검장은 법무부차관 출신이다.
검찰총장보다 아래 기수 장관이 임명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지난 2009년에는 김준규 전 총장(11기)이 임명되고 한 달 뒤 1기수 후배인 이귀남 전 차관(12기)이 장관으로 임명돼 검찰총장과 장관의 기수가 역전됐었다.
그러나 김 차장검사 등이 장관으로 발탁되는 것은 김 전 총장과 이 전 장관의 예와는 다르다. 휘하 검사가 상관격인 장관으로 임명되면 사실상 김 총장은 용퇴를 강요받게 되는 셈이다. '현직 발탁'이 이명박 정권 때와 같은 정치적 계산상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성은 적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포스코, 경남기업 특혜의혹 사건 등 부패사범 수사가 한창인 때에 수장을 바꾸는 것은 검찰의 독립성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총장과 청와대가 별다른 각을 세우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남은 임기가 다섯 달 뿐이라는 점도 '현직 발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한편 현직 공무원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은 모두 대형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노 전 법무연수원장은 퇴임 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영입됐으며, 길 전 서울고검장은 법무법인 광장 대표로 일하고 있다. 김 전 총장은 2011년 7월 퇴임한 뒤 3년간 개인 개업했으나 지난해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로 취임했다. 한 전 대검 형사부장과 국 전 서울고검장도 퇴임 후 각각 법무법인 바른과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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