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유사수신업체 사업구조. 자료/서울중앙지검
100억대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회장을 위해 법정에서 조직적으로 위증하고, 추가로 거액의 유사수신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 정진기)는 유사수신업체 금융하이마트 총괄회장 최모(52)씨를 유사수신 및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또 최씨의 사주를 받아 위증을 지시한 이사 우모(53)씨를 위증교사 혐의로, 관리팀장 이모씨 (42)씨를 위증 및 유사수신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013년 10월 약 109억원의 유사수신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최근까지 대규모 불법 유사수신 행위를 이어왔다.
최씨는 에코스마트코리아, 트윈탑, 트윈에셋, 엠케이홀딩스 등 이름뿐인 투자 회사를 내세워 "우회 상장되면 몇 배로 돌려주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투자금을 가로챘다.
하지만 우회 상장 예정이라고 알려졌던 회사는 실체가 없거나 폐업 직전이었으며, 투자자들에게는 휴짓조각과 다름없는 주식 교환증만이 교부됐다.
이 같은 불법 수신업체는 전국에서 33개 지점이 운영됐으며, 수신액은 930여억원, 피해자는 무려 6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가 재판 중에도 유사수신행위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위증 때문이었다.
최씨는 업체 이사 우씨로 하여금 충성심이 강한 간부급으로 증언자를 선별해 증인 신문에 대한 허위답변을 미리 교육하는 등 치밀하게 위증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2년간 진행된 최씨의 재판에서 업체 간부 등 19명은 "최씨가 누구인지 모른다"거나, "김씨가 전부 운영했다"는 등의 위증을 조직적으로 해왔다.
검찰은 최씨의 휴대폰 메모리를 복구한 결과 해당 증인들이 수차례 충성을 맹세하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사실과 일부 증인은 위증 대가로 현금 1000만원을 받은 사실도 밝혀냈다.
속칭 바지사장 역할을 했던 김모씨는 이전 에코스마트코리아 대표 행세를 하기도 했으며, 재판에서 "나는 바지사장이 아니고, 실제 업주"라며 위증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는 폐업 직전의 상장사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제도권 진입을 시도해 그 피해가 증권 시장과 일반 주식 투자자에게 확대될 수 있었으나, 이번 수사로 이를 사전에 차단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 피해 회복이 가능하도록 은닉 재산에 대한 추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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