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중산층의 소득증가율이 고소득층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3년 통합소득 100분위 자료’에 따르면, 소득 상위 1%의 2013년 평균 통합소득(근로소득+종합소득)은 3억784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3억3194만원보다 14.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소득 상위 1만명은 2013년 한 해에만 1인당 약 17억원을 벌였다. 상위 100명의 총 통합소득은 2조1298억원으로, 1인당 212억9880만원이었다.
반면 2013년 기준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상위 40~41% 구간의 평균 통합소득은 3345만원으로, 5년간 증가율은 6.5%에 그쳤다. 2008년 중산층의 평균 통합소득은 3140만원이었다. 소득 상위 40~41% 구간은 2013년 기준 중산층 평균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정부는 같은 해 세법을 개정하면서 중위소득을 3750만원으로 규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중산층은 중위소득자의 50∼150%에 해당하는 계층이다. 50% 미만은 빈곤층, 150% 초과는 상류층으로 각각 분류된다.
기획재정부가 세제개편 당시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넘어가는 기준점으로 삼았던 5500만원 구간(상위 20~21%)의 소득증가율도 최상위 구간에 4.3%포인트 못 미치는 9.7%로 나타났다.
소득증가율은 최저소득 구간 제외하고 대체로 소득 수준에 비례했다. 구간별 소득증가율은 상위 1% 14.0%, 10~11% 구간 12.8%, 20~21% 구간 9.7%, 30~31% 구간 7.8%, 40~41% 구간 6.5%, 50~51% 구간 6.4%, 60~61% 구간 6.9%였다.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80~81% 구간의 소득증가율은 비교적 높은 9.1%였다. 소득분위를 고소득층과 중산층으로 양분했을 때 소득증가율은 약 2배의 차이를 보였다. 최저소득층인 90~91% 구간의 소득증가율은 13.0%였으나, 연평균 통합소득은 1인당 726만원(2008년 560만원)에 불과했다.
한편 근로소득은 최고소득층을 제외하고는 통합소득보다 양극화 수준이 비교적 양호했다. 소득분위별 1인당 평균소득은 상위 1% 구간에서 2억6079만원, 10~11% 구간 7666만원, 20~21% 구간 5849만원, 30~31% 구간 4691만원, 40~41% 구간(중산층) 3840만원이었다. 최저소득층인 80~81%, 90~91% 구간의 평균소득도 각각 1735만원과 1330만원으로, 통합소득 최하위층의 1235만원, 726만원보다는 높았다. 다만 최근 5년간 소득증가율은 상위 1% 구간(12.6%)이 중산층(2.5%)의 약 5배에 달해 통합소득보다 큰 격차를 보였다.
결과적으로는 근로소득이 통합소득보다 부의 편중이 덜했으나, 소득증가율의 양극화는 근로소득에서 더 빠르게 진행됐다.
오제세 의원은 “부의 불평등이 심해지면 사회 분열은 물론, 범죄를 비롯한 안 좋은 것들이 늘어나 옛날의 민란처럼 사회 체제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며 “특히 청장년층이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출산율이 떨어지는 등 우리나라도 이미 사회 체제가 위험 수위”라고 우려했다.
오 의원은 이어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착취형 시장구조를 개선해 중소기업의 고용력을 높이고, 노인 등 근로 불가 계층에 대한 복지를 확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득 보장률을 높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자료사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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