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특혜 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NH개발 입찰 과정 비리를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5일 NH개발이 각종 건축공사를 발주하면서 경쟁입찰이 아닌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업체를 선정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농협중앙회가 NH개발에 공사를 발주한 후 다시 NH개발이 하청업체에 발주를 주는 과정에서 경쟁입찰인 것처럼 꾸며 수의계약으로 뒷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조사에서 NH개발 입찰 공고가 나기 전 정보가 흘러들어가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먼저 찾아와 청탁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의 동생이 고문을 맡고 있는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도 같은 방식으로 NH개발 사업을 수주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 사무소 등 3곳에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하고, 관련 회계자료 등 압수물 분석을 상당부분 끝냈다.
검찰은 조만간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최 회장이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에 용역을 주는데 개입했는지 여부와 대가 교부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 대표 정모씨가 공사 대금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검찰이 신상수(58) 리솜리조트그룹 회장의 횡령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솜리조트그룹 본사 등 5곳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대됐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최 회장이 실무진의 반대에도 자본잠식 상태인 리솜리조트에 2005년부터 10년간 총 1600억원의 대출을 지시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통일로에 있는 농협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해 여신심사 자료와 대출 심사위원회 회의 자료, 관련 규정집 등을 확보했다.
농협은행은 이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와 규정에 의해 여신협의체에서 결정돼 대출된 것으로 지시나 특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을 제기했다가 해고된 여신심사 담당자 이모씨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주장한 리솜리조트 특혜 대출 부분에 대해 "차후 리솜리조트 재무상태나 사후 담보로 제공될 리조트 분양 상황 등 제반 정황에 비춰볼 때, 이씨가 리솜리조트 추가대출 건이 부당대출에 해당할 가능성을 의심할 여지는 있었다"고 판시했다.
리솜리조트 특혜대출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NH농협은행 본점을 찾아 임의 제출 형식으로 관련 서류를 제출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오후 농협중앙회 본점앞 깃발이 날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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