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된 남북 고위급 접촉, 최전방 ‘일촉즉발’ 긴장은 계속
‘안보실세’ 김관진-황병서, 이틀에 걸친 판문점 마라톤협상 진행
북 최전방 전력 급속도 증강, 남 ‘최악의 상황’ 염두해 경계중
2015-08-23 17:15:55 2015-08-23 17:15:55
북한의 포격도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남북은 22일부터 이틀에 걸친 고위급 접촉을 갖고 군사적 긴장해소를 위한 돌파구 마련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동시에 최전방지역 병력을 증강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나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저녁 6시부터 23일 새벽 4시까지 약 10시간에 걸친 ‘밤샘 마라톤협상’에서 최종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우리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대남비서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북한 평양 표준시 3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접촉을 재개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쌍방은 최근에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남북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며 “상호 입장의 차이에 대해 계속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회담내용을 설명했지만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일단 ‘목함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라는 우리 측과 ‘대북 확성기 방송’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북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협상마저 별 성과 없이 끝날 경우 남북관계가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만큼 막판까지 합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접촉 개시 후 사격 준비를 마친 최전방 포병전력을 두 배 수준으로 증강했고, 전체 잠수함·잠수정 전력의 70%가 기지를 이탈하는 등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군 전체 잠수함·잠수정은 70여 척으로 70%인 50여 척이 기지를 떠난 것은 6.25 전쟁 이후 최고로 평소의 10배 수준이다.
 
이에 우리군은 동·서해에 구축함과 대잠 해상 초계기 등을 증강 배치해 북한 잠수함이 NLL 남쪽으로 내려오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연합사령부와 협의해 대북정보감시태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2로 격상했고, 우리군 최고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도 유지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도 특별한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 계속해 실시할 계획이다.
 
협상중 북한이 급작스레 군사위협을 증강한 것은 진행중인 남북 고위급 접촉의 협상력을 높이기위한 시위적 성격이 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군이 실제 여러 곳에서 동시 도발을 걸어오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최고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북한의 포격도발로 인한 대치상황과 관련해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린 22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측 대표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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