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제 유가 하락 덕에 주요 선사들의 수익성이 일제히 개선됐다. 글로벌 선사들의 물동량 경쟁 심화로 인한 운임하락으로 매출액은 대부분 감소세를 보였지만, 매출원가 중 최대 30%를 차지하는 연료비 비중이 적어지면서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물동량이 늘고 있는 동남아 노선에 집중한 중견·중소선사들은 수익성 개선폭이 대형 선사들에 비해 더 컸다.
24일 국내 주요 선사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은 올 상반기 매출액 4조1341억원, 영업이익 21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유가하락과 노선 합리화 노력으로 매출 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컨테이너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만3223.5%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상선(011200)은 매출액 3조3018억원, 영업손실 125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6%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669억원 가량 적자폭이 축소됐다.
SK해운은 최근 15년 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해운은 매출액 1조218억원, 영업이익 973억원으로 매출액은 13.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7.5% 늘었다.
벌크 시황 회복이 더딘 가운데서도 주요 사업부인 탱커선과 가스선, 벙커링 등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자료/각사 반기보고서.
지난 2013년 SM그룹에 인수된
대한해운(005880)은 매출액 2821억원, 영업이익 5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3%, 12.8% 증가했다.
2013년 법정관리 당시 비용 부담이 큰 용선 계약을 대부분 해지하고 우량 장기계약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003280)은 주력 노선인 동남아 컨테이너 물량이 늘면서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장금상선은 매출액 4474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2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흥아해운은 매출액 4192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으로 각각 6.6%, 175.5% 늘었다.
가스선과 화학선을 주로 운용하는
KSS해운(044450)은 매출액 689억원, 영업이익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0%, 영업이익은 16.7% 실적이 개선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선사들의 선박유 매입가격은 지난해 상반기의 60% 수준”이라며 “선사들이 보통 3~6개월 정도 미리 선박유를 매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사용한 선박유는 지난해 말 선박유 가격이 가장 저점일 때 구입한 물량이 대부분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들어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최근 다시 하락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대부분 선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WTI(서부텍사스유)는 올 1월 44.45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소폭 상승하며 안정세를 찾았지만 최근 다시 50달러 이하로 떨어진 후 배럴당 40달러 선도 무너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 과잉과 더불어 중국 등의 경기 둔화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아 당분간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진해운 1만3100TEU 컨테이너선. 사진/한진해운.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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