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의 장외 신경전이 치열하다. 다음 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각자의 입장을 공론화하면서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은행연합회 산하 설립에 대해 은행연합회에서는 정부가 시민을 감시할 수 있다는 '빅브라더' 논란을 제기하고 있으며, 금융위에서는 은행연합회가 모든 업권의 신용정보를 관리감독하게 둘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3일 신용정보집중기관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은행연합회 산하기관으로 별도 설립하는 안을 의결한 바 있다. 연합회 산하기관이지만 은행연합회의 권한이 없는 사실상 공공기관이다.
은행연합회 노조에서는 김기준, 민병두, 신학용 등 야당 의원들과 함께 '빅브라더' 논란을 꺼내들었다. 정부가 국민의 금융정보 장악해서는 안된다는 거시다. 앞으로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통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에서는 은행연합회가 업권 전체의 신용정보를 독식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정보유출사고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신용정보집중기관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의 근거가 되는 신용정보법의 부대의견으로 별도 신설은 안된다고 못 박았지만, 정찬우 부위원장 등 금융위 측에서 여야당 간사를 설득해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연합회 산하기관의 형태로 둘 수 있다는 해석을 얻어낸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이 신용정보법 해석에 달려있는 만큼 오는 9월 정기국회나 국감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됐다"며 "각 기관장들의 대관업무 능력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지난 21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건물 앞에서 전국은행연합회 노동조합이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 분리 설립 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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