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9일 간의 범중화권 현장경영을 마무리 짓고 3일 오후 5시쯤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최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석유화학 업계의 여러 인사들과 만났다"면서 "폭스콘에서는 인도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홍하이 그룹의 계열사 폭스콘 본사를 방문해 궈타이밍 회장과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중국과 인도 등 지역의 사업 기회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대만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최 회장은 대만 최대 기업인 포모사그룹의 왕원위안 회장과의 만남을 마지막으로 범중화권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정호 SK㈜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쑨즈창 SK차이나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포모사그룹에서는 왕 회장과 왕원차오 NYPI 대표이사, 린지안난 FPC 대표이사, 첸바오랑 FPCC 대표이사, 우지아자오 NANYA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과 왕 회장은 이날 에너지·화학, ICT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SK그룹은 지난 1998년부터 포모사그룹에 정유공장 운영노하우를 제공하거나 에너지 저장장치(ESS) 관련 사업협력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해왔다.
최 회장의 다음 해외 출장지는 일본이나 스페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SK이노베이션과 파라자일렌(PX) 및 윤활기유 합작사업을 하고 있는 JX에너지가, 스페인은 SK루브리컨츠와 윤활기유 합작사를 설립한 렙솔의 본사가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JX경영진은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석유시장 변화에 따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 회장과 친분이 깊은 기무라 야스시 회장에게 "최태원 회장이 다른 일정 때문에 이 자리에 못왔는데 조만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며 안부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6일 출장길에 올라 중국 SK하이닉스 우시공장과 SK종합화학 우한 NCC 공장 등 자체 사업장을 둘러보며 점검했다. 지난달 31일부터는 홍콩, 대만 등을 방문해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과의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SK그룹이 3대 주주로 있는 CGH(China Gas Holdings) 류밍휘 총재를 만난 것을 비롯해 이달 1일 SK하이닉스 대만법인 현장경영에 나섰다. 2일에는 대만 FEG(Far Eastern Group) 더글러스 통 쉬 회장, 팍스콘 궈타이밍 회장, 양안기금협회 첸푸 고문 등 글로벌 리더들을 잇따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이 경영복귀 후 글로벌 현장경영 방문지로 중화권을 택한 것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고, SK그룹과 협력을 통한 사업확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기존 사업을 다지고, 신사업을 넓힐 전략적 요충지로 본 것이다.
이만우 SK그룹 PR팀 부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이번 중화권 현장경영 목적은 석유화학, 도시가스, LNG 등 에너지·화학 분야와 ICT 등에 포괄적 협력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데 있다"이라면서 "향후 중동,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SK그룹의 글로벌 거점에서도 이 같은 현장경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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