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정준양(67) 전 회장이 9일 재소환된 가운데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그동안 정 전 회장이 동양종합건설이 건설공사 수주를 받도록 한 과정과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을 고가로 매입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수사해 왔다.
최근에는 정 전 회장이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의 협력사인 티엠테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특혜를 제공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것에도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오전 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6시간여의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검찰은 포스코켐텍이 티엠테크와 거래를 하게 된 배경에 윗선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이 전 의원과의 연관성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티엠테크의 실소유주인 박모씨는 이 전 의원의 지역구 활동을 담당하는 등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4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 2008년 12월 설립된 제철소 설비 관리업체 티엠테크는 170억~180억원 정도인 연 매출이 100% 포스코켐텍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은 티엠테크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그동안 22억원 상당의 수익을 별도로 챙긴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박씨가 조성한 비자금이 이 전 의원 측으로 전달됐다면 이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티엠테크의 수주에 이 전 의원이 연루된 의혹을 조사하고, 박씨가 챙긴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검찰은 지난 6일 이구택(69) 전 포스코 회장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이 전 의원으로 부터 특혜 제공 요청을 받았는지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날 정 전 회장의 조사 결과에 따라 혐의 내용을 더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소환할지, 이 전 의원을 소환할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티엠테크 일감 몰아주기와 이 전 의원의 관련성 등을 묻는 취재진에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포스코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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