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간 전세보증금이 159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구 가처분소득 증가액보다 3배 이상 높은 규모다.
14일 김기준(새정치) 의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2010년 258조원이었던 전세보증금 총액은 393조원으로 135조원 늘었다. 올해 상승분을 감안하면 전세보증금은 41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월세보증금 36조원을 더할 경우 전월세보증금 총액은 457조원으로 추정된다.
2010~2014년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168조원에서 269조원으로 101조원 증가했다. 전체 보증금 증액분의 75%를 차지한다. 특히,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78조원 증가,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다.
가구당 평균 전세보증금은 2010년 7496만원에서 2014년 9897만원으로 2401만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가구의 가처분소득은 3184만원에서 3898만원으로 714만원 증가나는데 그쳤다. 전세보증금 상승분이 가처분소득 증가분의 3.4배에 달했다.
전월세보증금은 공식적인 가계부채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세입자에게 돈을 빌리는 사실상 부채다.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환매조건부채권(RP)와 상품구조가 유사하다.
올 2분기 자금순환통계 추정 가계부채 1360조원에 임대차보증금 457조원을 합하며, 실제 가계부채는 1817조원에 이른다. 이는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225% 규모로, OECD 평균 134%보다 91%p 높다.
김 의원은 "빚내서 집사라는 부동산정책이 전세보증금 폭증으로 귀결돼 서민들은 2년마다보증금 마련에 시름하고 있다"면서 "매매위주의 부동산가격 부양이 아니라 전월세대책 등 주거안정을 목표로 부동산정책의 근본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전세난에 최근 5년간 전세보증금이 159조원나 늘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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