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출입은행에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보유 한국전력 주식을 현물 출자 하는 방식이다.
4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수은에 1조원 규모의 한전주식 현물출자를 검토중이다. 최근 이덕훈 수출입은행 행장과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 만나 한전 주식 현물출자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덕훈 행장은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이 현재 국내 은행권 꼴찌 수준으로 빨간불이 켜진 현실을 설명하며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은의 BIS비율은 10.13% 수준으로 국내 18개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낮다. 국내 전체 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BIS비율은 14.09%이며 일반은행은 14.85%다. 특수은행의 평균 역시 13.10%로 수은보다 2.97%포인트 높다.
또 수은이 올해 8월까지 조선사 이행성보증(RG) 등 조선해양산업 지원에 쏟은 돈은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지원액의 80%를 넘어섰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에 올해에만 26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수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의 정부 출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어 "BIS비율 개선 등 건전성을 회복하고 수은의 수출기업·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하기 위해 정부 출자가 필요하다"며 "자본을 1조원 늘려야 자산을 10조 늘릴 수 있는데 수은이 올해 조선업 등에 들어가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 1조원 이상의 추가 출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한국산업은행에 총 2조원을 현물출자한 바 있다.
한편 한전의 주주는 6월30일 기준 정부 18.20%, 산업은행 32.90%, 국민연금 6.64%, 씨티은행 5.5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가 수출입은행에 1조원을 모두 현물로 출자할 경우 보유중인 한전주식 18.20% 중 3.2%를 넘겨줘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1조원 수준의 자본확충 추진에 관해 의논하고 있다"며 "수은이 플랜트와 해외건설 등 정책금융기능 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출을 하려면 자본금이 필요한 만큼 출자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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