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악화된 것에) 비해 소비되는 주류 양이 많이 감소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비하는 (주류의)종류는 변하고 있습니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윈저 더블유 레어' 출시 간담회를 열고 최근 국내 위스키 시장에 대해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하는 주류 총량도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조길수 대표는 "매년 시장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위스키가 한국에)많이 정착해서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다"며 "하지만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위스키 문화를 정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앞으로도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저도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의 감소와 이에 대한 디아지오코리아의 대응책 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영진 디아지오코리아 대외업무총괄(상무)은 "우리를 비롯한 주류업체가 가만히 있으면 국내 위스키 시장은 5~7% 매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고객의 요구가 다양화됨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류업계는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가 2009년부터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위스키 출고량은 총 178만7358상자(1상자는 500mL 18병)로 2013년(185만692상자)보다 3.4% 줄었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의 출고량 역시 2.1% 감소했다.
반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 위스키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36.5도인 '골든블루' 위스키를 생산하는 골든블루는 지난해 출고량이 2013년보다 57.3%나 늘었으며 올해도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디아지오코리아도 이날 알코올 도수 35도의 '윈저 더블유 레어'를 출시하며 시장 변화를 따라잡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3월 또다른 저도주 위스키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출시한지 약 8개월만에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는 셈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번 제품은 영국 왕실 인증 증류소인 '로열 라크나가'의 원액을 섞어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마스터 블렌더 더글라스 머레이가 오크통 200통 중 한 통의 확률로 선택한 원액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출고가격은 450ml 기준 3만8170원이다.
김영진 상무는 "전작인 윈저 더블유 아이스보다는 출고가가 1만원 이상 비싸다"며 "하지만 아이스의 경우 프리미엄급(12년)이고 이번 제품은 사실상 슈퍼프리미엄급(17년)이기 때문에 동급의 제품보다는 4~5%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디아지오코리아는 한국에 위스키 제품 뿐 아니라 음주 문화까지 함께 전파하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진행하고, 찰스 헤이 영국대사가 행사에 함께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서 룸사롱 등 유흥업소 판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위스키의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위스키 사업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문화의 접목과 위스키 소개가 어우러지는 것"이라며 "우리의 사업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고 파도(경기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음주 문화를 전파하면서 위스키 제품을 접목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저도수 위스키 '윈저 더블유 레어'를 출시하며 침체된 위스키 시장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4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디아지오코리아)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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