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부문 계약비리 근절을 위해 경쟁입찰 공고 전 구매규격 공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공공부문에서 입찰 담합 행위가 적발되면 계약액의 일정액을 손해배상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최경환 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15차 재정전략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공부문 입찰·계약비리 방지 및 계약효율성 향상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방안은 연간 112조원, 국내총생산(GDP)의 7.5% 규모로 성장한 국내 공공조달시장에 대해 전자조달시스템 도입 등 투명화를 추진해 왔으나, 발주기관이 특정업체와 유착한 계약비리가 끊이질 않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5000만원 이상 경쟁입찰의 경우, 입찰공고에 앞서 구매규격을 미리 알리도록 의무화하는 '구매규격 사전공개' 제도를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종전까지는 조달청 등 일부 기관만 시행해 왔다.
또 제안서 평가점수를 위원별로 공개해 일부 평가위원의 비정상적 평가행태로 인한 평가결과 왜곡을 방지하기로 했다. 평가위원이 평균 대비 상하한의 일정비율 이상의 점수를 부여할 때는 그 근거를 설명하도록 하는 등 평가방법을 추가로 개선할 계획이다.
입찰과정에서 담합이 있을 경우에는 사전 약정을 통해 계약금액의 일정 비율(5~10%)을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하도록 해 담합 행위를 근절하기로 했다.
계약제도도 개선된다. 정부는 현행 가격 중심의 낙찰제도를 세계 기준에 부합하도록 수행 능력 및 사회적 책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최적가치낙찰제도로 단계적 전환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의계약, 우선구매 등 각종 경쟁입찰 특례제도에 대한 평가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특례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실효성을 평가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향후에도 입찰·계약비리 방지 등 공공조달 제도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재정을 절감하고 유효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혁신적 마인드를 가진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선진화된 국가계약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재정전략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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