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PC업계 "대기업, 중소기업 밥그릇 뺏어선 안돼"
2015-11-16 14:05:13 2015-11-16 14:05:13
지난 2013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개인컴퓨터(데스크톱PC, 일체형PC) 품목과 관련해 대기업이 지정 해지를 요구하자 중소 PC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은 판로확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으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에 지정되면 해당 시점부터 3년간 대기업의 공공조달 입찰참여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연간 3000억원 시장 규모인 개인컴퓨터 품목은 지난 2013년부터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됐다. 
 
16일 정부조달컴퓨터협회는 "최근 일부 대기업이 데스크톱PC의 비율조정 및 일체형컴퓨터의 경쟁제품 지정 해지 요구에 대한 건의서를 관계부처 등을 통해 제출했다"며 "관계부처는 그 건의서에 대해 중소기업의 의견수렴 없이 그대로 부처의견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일체형컴퓨터는 1998년부터 에이텍 등 중소기업이 국내 최초 LCD일체형PC 개발과 최초 조달 등록을 통해 개척해온 품목이며, 현재 공공시장 전체 40만대중 약 8000여대(약 70억~80억원) 정도가 일체형컴퓨터로 구매 납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체형컴퓨터의 민수시장 규모는 24만대(대기업 83%점유)로, 공공시장은 전체 일체형PC 시장의 2% 수준에 불과하다.
 
협회 관계자는 "수요가 적어 대기업은 관심도 없던 시장을 중소기업이 개척해왔다"며 "이제와서 대기업이 개발대상 제품이라며 빼앗아 가려고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협회에 따르면 대기업 측은 데스크톱PC의 경우 ICT기술의 근간으로 기초기술 확보가 필요하며, 대기업의 참여를 통해 조달 제품 단가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체형PC의 경우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 태블릿 분야로 분류해야 한다며, 경쟁제품 지정 이전에도 중소기업 점유가 높았기 때문에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개인 컴퓨터 산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할 만큼 대기업의 주장은 신빙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관계부처 방문을 통해 모든 내용에 대해 자료제출 및 설명을 했음에도 중소기업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현 상황에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컴퓨터 품목은 지난 3년간 제조 중소기업 참여 수가 14개사에서 35개사로 늘었으며, 매출도 2390억원으로 2.5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용도 716명에서 2156명으로 늘었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PC를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 정부조달컴퓨터협회는 개인컴퓨터에 대한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지정이 해지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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