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가 아니라고?…헷갈리는 기업명
2015-12-13 10:44:59 2015-12-13 18:55:5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기업들 중 사명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곳들이 있다. 원래는 한 회사였지만 매각이나 사업 분할 등으로 인해 쪼개지면서 유사한 이름을 갖게 된 게 대부분이다.
 
카메라 업계에는 후지필름이 두 곳 존재한다. 한국후지필름과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가 바로 그것이다.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카메라 업계 관계자 조차 명확히 어떻게 다른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980년 한국시장 진입 초기에 후지필름은 일본 후지필름의 판매 대리점 역할로 디지털 카메라에서부터 필름, 인화지, 현상 및 인화기기까지 각종 이미징 관련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후지필름은 '파인픽스'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디지털카메라 사업으로 전환했다. 후지필름 본사는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이 디지털 카메라의 잠재 수요가 많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기로 결정하고 100% 출자 형태의 법인을 검토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디지털 카메라 사업은 한국법인인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에서 운영하게 됐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는 필름 회사로서의 색에 대한 기술력과 화질 등을 갖춘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 'X시리즈'를 출시했다. 현재 디지털카메라를 제외한 전반적인 이미지 사업들은 한국후지필름에서 계속 담당하고 있다.
 
사명 때문에 에피소드가 많은 회사는 단연 대우전자다. 대우그룹 시절 대우 브랜드로 가전제품을 판매하던 대우전자는 그룹 해체 이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지난 2013년 동부그룹에 피인수 되면서 다시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동부대우전자는 2013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서 임직원 등 관게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부대우전자 사명 및 비전 선포식'을 열고 사명을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서 동부대우전자로 변경했다. 사진/ 동부대우전자
 
사명이 동부대우전자로 바뀌었지만 해외 비지니스에서는 대우일렉트로닉스라는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대우 브랜드의 인지도가 동유럽, 중남미, 중동 등지에서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다만, 로고는 대우그룹 시절에 사용하던 것과 다른 것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전시회에 '대우'가 등장하면서 국내 브랜드 아니냐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프랑스 기업 '대우'로, 과거 대우의 브랜드와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대우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유럽 현지에서 대우 브랜드로 소형 생활 가전제품을 판매 중이다. 토스터, 블렌더, 제빵용 반죽기 등 부엌 관련 제품이 주를 이룬다.
 
대우 브랜드 소유권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이다. 동부대우전자는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고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 제품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선풍기 등 소형가전의 경우 대우인터내셔널에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사명이 바뀌긴 했지만 만도 역시 소비자들이 헷갈리는 사명 중 하나였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와 전기전자업체 위니아만도(현 대유위니아)를 두고 양 사가 무슨 관련이 있는건지 혼선을 빚곤 했다.
 
만도는 1962년 국내 최초의 자동차부품회사인 현대양행이 모태다. 2006년 현대양행은 만도기계로 이름을 바꾼 후 승승장구 했지만, 외환위기 당시 계열사인 한라중공업이 부도가 나자 지급보증을 섰던 만도기계도 연쇄부도에 휘말렸다. 
 
당시 한라그룹은 만도기계를 포함해 모든 계열사를 팔았다. 이에 따라 만도기계는 만도로 이름을 바꿔 '선세이지' 펀드에 팔렸다. 만도기계의 다른 사업부문인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등은 위니아만도로 이름을 바꿔 스위스 UBS 은행에 매각됐다.
 
한라그룹은 2008년 그룹 복원을 위해 범 현대가와 손잡고 만도를 다시 인수했다. 이렇게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부활했고,  위니아만도는 지난해 11월 대유위니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최근 지분매각을 통해 대유그룹 계열사로 소속을 옮긴데 따른 것이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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