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강남PB들이 보는 새해 재테크지형
"절세와 자산배분 필수…유가·중국 관심있지만 비중 10%내외"
2016-01-04 16:01:20 2016-01-04 16:17:08
매년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부자가 되는 행복한 꿈을 꾸면서 재테크 전략을 세우느라 고심한다. 붉은 원숭이처럼 온기 가득한 한 해이길 바라는 염원과 달리 새해 금융시장은 안갯속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 유가급락 등 대내외 변수가 여전한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고액자산가의 재테크 전략을 담당하는 PB(프라이빗뱅커)에게 새해 재테크 전망과 전략을 들어봤다.
 
고수익·고위험 대신 절세로 수익확정
 
새해 재테크전략을 제시하며 PB들의 내건 조건은 기대수익률 낮추기였다. 10년 전만 해도 투자하는데 10% 수익은 나와야지 하는 사람이 다수였다. 그러나 2010년 들어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은행 예금금리도 1%대로 주저앉았다. 이제 투자자들은 예금금리의 두 배 수준인 3~4%로도 만족해야 하는 시대라는 얘기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파이낸스 PB 센터부장 "자산가들은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뭐든지 더 묻고 따지고 꼼꼼하게 체크한다"며 "고수익 상품보다 절세를 통해 수익을 확정하는 것 부터 챙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습관은 저금리시대일수록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이제는 자산가가 아닌 서민도 0.1%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 헤매야한다.이에 PB들은 새해부터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ISA는 계좌 하나에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넣어 5년간 총 누적수익 250만원에 대해 비과세(15.4%)해주고 그 이상에는 9%만 과세한다. 단, 예·적금으로는 수익이 너무 낮은만큼 주가연계증권, 상장지수펀드, 상장지수증권 등 수익이 높은 상품으로 구성하는 유리하다.
 
채권·ABCP 등 예금금리+α '주목'
자산가들이 예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찾는 금융상품이 바로 채권이다. 채권은 정해진 이자가 만기까지 지급되므로 경기에 민감해야 하는 주식과 달리 투자 대상의 부도 위험성만 잘 파악한다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이때 채권 신용등급은 AAA등급에서 D등급까지 있는데 BBB+ 이상 투자적격등급 채권에 투자하되 같은 신용등급이라면 규모가 더 큰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이 좋다. 이 중 ABCP(기업유동화어음)가 최근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투자처라고 한다. ABCP는 유가증권·대출채권 및 기타 금전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으로 신용보강을 통해 기업의 신용등급보다 높게 발행되므로 일반기업어음보다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다.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부센터장은 "일반투자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지만, 만기가 3개월, 6개월 단위로 짧고 금리가 3~4%로 예금의 두 배 수준이어서 단기자금을 운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2016년 증시 박스피 전망..그래도 담자
2016년 증권시장의 방향은 여전히 점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몇 년간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박스권 돌파'를 시도했다가 다시 좌절되는 경험을 겪은 터라 기대감이 크지 않다. 특히 올해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현실화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이형일 KEB하나은행 PB사업본부장은 "향후 포인트는 미국의 금리 정상화 속도를 엿볼 수 있는 두 번째 금리 인상 이 될 것"이라며 "잠재된 위험이 수면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이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국내주식이 유망하며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야한다는 게 이 본부장의 의견이다."자산을 모으는 중소득자라면 국내주식은 머스트해브(필수)아이템"이라며 "당장 돈을 넣으라는 게 아니라 연금저축이나 ISA같은 절세형상품을 통해 비중을 확대하면 노후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망업종으로는 바이오와 제약 등 성장성있는 분야를 주목했다. 그는 "고령화 추이와 맞물려 헬스케어와 시니어 산업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겠지만 바이오와 제약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일 부센터장도 "상반기에는 안전자산을 위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하반기에 본격 투자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상반기 투자자산 중 안전자산 비중을 60%였다면 하반기에는 투자자산 비중을 50%이상 천천히 늘려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제안했다.
 
유가 등 원자재 담아도 10%이내로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투자자라면 유가나 중국관련 ELS(주가연계증권)이나 DLS(지수연계증권) 등 구조화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 파이낸스 PB센터 부장은 "유가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가격만으로 보면 투자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가격이 무릎 근처라고 생각한다면 수익률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DLS 상품이 적합하고 과대낙폭이라고 판단한 경우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자재와 같은 고위험상품은 투자성향과 자산비중을 고려해 10% 내외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이형일 KEB하나은행 PB본부장은 "유가나 달러 등 특정 섹터를 담을 경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서로 상관성이 없는 자산에 투자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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